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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국내 재계 서열 3위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구속되면서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한 SK그룹 노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형의 구속으로 그룹 사주일가로서의 책임을 짊어진 최재원 부회장과 그룹 최고의사 결정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추대된 김창근 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SK그룹이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과 책임으로 보장하는 '따로 또 같이 3.0'이라는 새로운 경영 체제를 시험하면서 김창근 회장이 그룹의 얼굴로 나서고 있다.

다만, 김 회장은 주요 CEO들 간의 조정자 역할을 맡게 되면서 '오너가'로서 최재원 부회장의 영향력이 그룹 경영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6일 SK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를 열고,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김 회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최태원 회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대내외적으로 SK그룹을 대표하고 위원회 인선과 위원회 간 조정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얼굴로 전면에 나섰지만, 전체적인 그룹 경영의 지휘보다는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김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내 역할은 조정이지 지휘나 명령이 아니다"라며 "그룹에 38년8개월 몸담으면서 나름대로 쌓은 경험과 경륜으로 SK 가족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논의를 통해 최적의 답안을 찾아내는 것이 나의 할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회장으로 추대된 SK이노베이션내에서도 구자영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에 중심에 서고 이를 뒤에서 조력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룹의 얼굴로 나서게 된 김 회장이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그룹 경영에 중심을 잡는 오너로서의 역할은 최재원 부회장이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최근 이루어진 그룹 구조 개편과 임원 인사에서 최 부회장의 의중이 많이 반영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기존 SK그룹은 김신배 부회장, 정만원 부회장 등 원로급 부회장단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하성민, 구자영, 정철길 등 계열사 대표가 주요 위원회 위원장 겸임하면서 젊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SK그룹 측은 최재원 부회장의 역할이 강화됐다는 주장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현재 SK 그룹 중심에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있다"며 "최재원 부회장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주식회사의 부회장과 SK E&S 대표로 자신이 맡고 있던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속 중인 최태원 SK㈜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그동안 진행해 오던 글로벌 사업과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변호인을 통해 임직원들에 "그동안 추진해 오던 것은 물론, 앞으로 계획한 글로벌 사업이 차질 없도록 의장, 위원장, CEO 등과 함께 애써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전한 바 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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