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주(19~23일) 달러-원 환율은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강한 하방경직성이 지속할 전망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유럽의회 경제금융위원회 연설에서 유로존 지원을 위한 ECB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면 달러화의 상승 압력이 한층 고조될 수 있다.

다만 외환당국이 지난주 달러화 1,160원대에서 속도조절 의지를 드러낸 만큼 달러화의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연말을 앞두고 서울 외환시장의 거래량도 급감하는 등 시장 참가자들의 거래 의지가 강하지 않은 만큼 당국 개입 위험까지 무릅쓴 과감한 롱플레이 적극적이지 않을 전망이다.

▲신용등급 우려 지속 = 지난주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벨기에의 신용등급을 Aa1에서 Aa3로 두 단계 강등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다른 신평사 피치는 프랑스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피치는 또 이탈리아, 스페인, 아일랜드, 벨기에,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등 유로존 6개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5일 유로존 15개국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올린 바 있다.

신평사들의 전방위적인 공격이 이어지는 만큼 외환시장의 위험투자 심리도 위축될 전망이다.

최근 신평사들의 등급 전망 강등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미미한 상황인 만큼 달러화가 당장 강한 상승 압력을 받지는 않은 전망이지만, 프랑스 등 주요국가의 신용등급 강등이 임박했다는 우려는 지속적인 불안요인을 작용할 수밖에 없다.

▲드라기..돌파구 마련할까? = 이번주 환시의 관심은 19일 유럽의회 연설에 나서는 드라기 ECB 총재의 입에 쏠릴 전망이다.

EU 정상회의의 신 재정협약 등에 대한 회의론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ECB의 적극적인 국채 매입 등 역할 확대만이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하지만 ECB는 여전히 유로존 구제는 각국 정부가 자구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하고 있다.

드라기 총재는 최근 시장의 유로존 구제 요구에 대해 "유로존 내 과도한 채무를 진 국가들을 위한 외부의 구원자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브 메르시 ECB 이사도 지난 15일 독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채권을 무한정 매입하는 것은 ECB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19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이같은 ECB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시장은 다시 한번 실망감을 나타낼 수 있다.

다만 ECB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다면,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으로 상승에 주춤한 달러화가 빠른 하향 안정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달러화 1,160원대..짙은 관망세 = 최근 유로-달러 환율이 1.30달러를 하회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도 달러화의 상승세는 예상보다 가파르지 않다.

당국이 1,160원대에서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이 강화된 데다 연말 북클로징 등의 영향으로 역외도 공격적인 달러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 불안에 따른 달러 상승 심리가 있지만 역외 매수 등 강력한 달러 매수세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시장 참가자들도 무리하게 롱플레이에 나서지 못하는 양상이다.

이에따라 서울 환시의 거래량도 지난주 후반 2거일 연속으로 70억달러 수준에 그치는 등 관망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이번주에도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우려에도 당국의 스무딩 경계심을 뚫을 만한 실수급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달러화의 상승 시도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번주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 이번주 국내에서는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많지 않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오는 23일 거시정책협의회를 열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주택시장 관련 지표들이 다수 발표된다. 오는 19일에는 '12월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가 나온다. 20일에는 '11월 신규주택착공'과 '주택착공허가'가 각각 발표되고, 21일에는 '11월 기존주택판매' 결과가 나온다.

오는 22일에는 3분기 GDP 확정치와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11월 경기선행지수'가, 오는 23일에는 '11월 개인소득 및 지출' 등 주요 지표들이 다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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