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체크카드를 꾸준히 사용한 개인에게 신용등급을 올려 주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당국은 '개인신용정보 수집ㆍ이용 관행 및 개인신용평가제도 개선방안'까지 내놨다.

3개월 이상 매월 10만원 이상 연속 사용한 고객에게는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신용등급을 상향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는 `신용'이라는 사전적 의미와도 들어맞지 않을 뿐더라 국민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어려운 정책이라는 지적이 많다.

신용이란 금전을 대차할 때 근거가 되는 것으로 인격적 신용이나 혈연관계, 담보물건 등 다양한 것이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그 내용은 결국 변제능력이며 금전을 빌려주는 쪽이 변제 가능성을 인식하는 정도를 말한다.

즉, 개인에게 있어 신용이 좋다는 것은 돈을 빌릴 사람이 갚을 의지가 있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신용을 무형의 자산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신용등급은 돈을 빌려 제때 이자나 원금을 갚는 사람에게 높은 등급이 부여된다.

그러면 체크카드 사용에 신용등급을 올려준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체크카드는 사용 즉시 연결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계좌에 돈이 없으면 체크가 사용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내가 돈이 있으면 쓸 수 있고,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이 체크카드다. 신용과는 전혀 무관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개인에게 왜 신용등급을 올려 준다고 하는 것일까.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지적에 대해 모르진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체크카드 사용이 신용이랑 무슨 상관이냐는 지적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해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이 같은 정책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금융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신용등급 체계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금융증권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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