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영업정지 기간에 보조금 지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통사들은 과도한 보조금 지급으로 제재를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업정지가 오히려 경쟁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어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이통사들의 실적에 발목을 잡는 보조금 등 마케팅 비용 증가가 1분기 통신사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텔레콤이 지출한 총 마케팅 비용은 3조4천740억원으로 2010년의 3조3천260억원을 뛰어넘으면서 사상 최대 비용을 마케팅에 지출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는 보조금 과당경쟁으로 갤럭시S3의 가격이 17만원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대금액인 1조350억원의 마케팅비를 썼다.

KT도 역시 지난해 3분기 전년보다 69% 늘어난 7천336억원, LG유플러스는 41.1% 증가한 4천997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당시 SK텔레콤은 실적이 반 토막 났고 LG유플러스도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로 적자 전환하면서 과도한 경쟁의 후유증이 컸다.

현재 시장의 과열은 지난해 3분기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KT는 자사의 영업정지 기간에 경쟁사인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막대한 보조금을 뿌리며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방통위 조사를 촉구했고 이에 경쟁사들이 반박하면서 이동통신시장은 더욱 혼탁해 지고 있다.

실제 시장에선 단돈 1천원에 스마트폰이 팔리는 '버스폰' 얘기가 나오고, 이통사업자들이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주는 리베이트가 80만~100만원까지 치솟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시장 과열로 인한 마케팅비 증가가 이통사들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규모집 제한의 영향으로 마케팅 비용 지출이 사상 최대치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과열된 상황은 맞다"며 "하지만 신규모집 정지 기간이 있어 마케팅 비용이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3분기까지 높아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1분기에 판매수수료 기준 SK텔레콤은 8천억원, KT는 6천350억원, LG유플러스는 3천900억원 수준의 비용을 지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마케팅 비용은 수수료와 광고 선전비 합친 금액이기 때문에 실제 이통사들이 지출한 마케팅 총 비용은 영업정지에도 지난 3분기에 육박할 것이라는 평가다.

또한, 올해 1분기 통신사들의 실적 전망도 하향되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케팅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SK텔레콤의 1분기 실적은 당초 기대치보다 하락할 것"이라며 매출액은 4조1천100억원, 영업이익은 4천993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는 "마케팅 경쟁이 영업정지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 KT에 소폭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LG유플러스 역시 경쟁상황이 4분기보다 증가하면서 마케팅 비용이 연초 기대보다 증가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4일 전체 회의를 열고 지난해 12월25일부터 올 1월7일까지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보조금 과다 지급에 따른 사실 조사 결과를 회의에 올릴 예정이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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