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가 엔화 환율 약세에 힙입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일본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975만대를 판매해 자동차 시장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토요타는 2008년 GM으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은 후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대규모 리콜 사태로 판매가 급감하면서 GM에 밀려났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한 208만대를 판매하고 점유율을 12.9%에서 14.4%로 높이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유럽에서도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요에 힘입어 83만7천969대를 팔아 전년보다 2% 증가했다. 이는 엔저효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

토요타는 원화강세를 겪는 현대차보다 미국시장에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해 올해 목표를 991만대로 잡았다. 실제로 토요타의 지난 1월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27% 늘었고 2월에도 4.3% 증가했다.

이는 지날달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에서 9만3천816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또한 엔저 여파로 호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토요타의 캠리 가격이 쏘나타보다 낮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처럼 일본차가 엔저효과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대차는 원화강세 영향으로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달러-원 환율 예상치를 1,050원으로 유지한 상태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일본차가 엔저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전 세계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며 "원화가 예상치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원화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판매 강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2월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내부에서도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가격을 낮추기보다 제품 및 품질경쟁력을 높이면서 각 시장 환경에 맞는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7인승 싼타페를 출시하는 등 대형차 판매비율을 높여 고수익 모델 비중을 높이고 저재고와 저인센티브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불황 여파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유럽시장에서는 판매확대보다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며 불황기에 상대적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유럽공장을 호주와 뉴질랜드 등의 수출 전략기지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체코공장에서 만든 i30와 투싼ix를 이미 호주에서 판매하고 있다. 기아차도 슬로바키아공장에서 만든 스포티지R을 호주에 투입하는 등 주간 2교대제 시행으로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공장 물량을 유럽공장으로 돌리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현지 전략 모델인 '위에둥(아반떼HD)' 판매를 강화하며 중형승용차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ix와 싼타페의 판매확대도 추진한다. 수입차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는 신형 모델 출시와 함께 아반떼 등 승용차 디젤라인업을 강화해 수성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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