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홈플러스가 매해 결산일 직전 홈플러스테스코의 차입금을 일시적으로 줄여 부채비율을 낮추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IB와 크레디트 업계는 8일 이에 대해 '빚 폭탄'이었던 홈에버를 끌어안은 홈플러스테스코의 재무안정성 지표를 더 높게 보이게끔 하려는 차원으로 분석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8년 당시 부채비율이 700%에 육박했던 이랜드리테일의 홈에버를 인수해 홈플러스테스코를 출범한 바 있다.

홈플러스가 떠안은 홈에버의 부채는 1조3천억원에 달해 고가 인수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홈플러스로써는 이른 시일 안에 홈플러스테스코의 재무 안정성을 홈플러스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홈플러스테스코는 지난달 28일 홈플러스로부터 710억원을 대여하고 지난 4일 상환했다.

홈플러스테스코 자기자본의 7.91%, 자산총액의 4.48% 수준이다.

홈플러스테스코는 710억원으로 만기가 돌아온 기업어음(CP)을 갚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의 발행사별 CP 통계(화면번호 4352)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1천억원이었던 홈플러스테스코의 CP 잔액은 28일 300억원으로 떨어져 700억원만큼 줄었다.

홈플러스테스코가 홈플러스에 710억원을 상환한 4일 CP 잔액은 1천900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홈플러스테스코의 CP 통계, 화면번호 4352(단위:억원)>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의 연간 결산일은 2월 말이다.

홈플러스테스코가 결산일에 맞춰 일시적으로 CP를 갚으면 개별기준으로 차입금이 줄어들고,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도 낮아진다.

홈플러스는 잉여금을 홈플러스테스코에 대여한 것이라 개별기준으로 차입금과 부채비율에 변동이 없다.

반기 결산일인 8월 말에도 홈플러스는 같은 방식으로 홈플러스테스코에 자금을 지원했다. 작년 8월23일부터 27일까지 홈플러스테스코는 홈플러스로부터 1천40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자기자본대비 15.6%, 자산총액의 8.84%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자금 대여 기간에 CP잔액은 0원이 됐다.

작년 2월 말 결산 때는 1천600억원(홈플러스테스코 자기자본 대비 20.18%), 2011년 8월 말에는 600억원(자기자본 대비 7.57%)을 단기차입했다.

2010년 7월 삼성테스코(홈플러스)가 8천억원 유상증자를 한 이후 이 같은 방식으로 홈플러스테스코의 재무부담을 줄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의 재무 컨트롤타워는 한 조직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며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가 별도 법인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자금 운용은 한 기업처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테스코 본사가 차입금을 줄이는 재무 정책을 편 데 따른 것일 수도 있다"며 "홈플러스가 중장기적으로 홈플러스테스코를 합병할 때도 재무 수준이 비슷해야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홈플러스 측은 이에 대해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자금 운용 방식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yk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