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 재정부가 굼뜬 까닭은
<배수연의 전망대> 재정부가 굼뜬 까닭은
  • 승인 2013.03.1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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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새정부 출범 이후 3주가 지나도록 공식 취임하지 못하면서 우려했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현 내정자의 취임이 지연된 탓에 경제 컨트롤 타워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여야 정치권이 정부조직법 처리를 미루는 바람에 현 내정자의 인사 청문회가 13일에야 열리는 등 경제 리더십이 2주 넘게 손발이 묶여 있다.

현 내정자의 취임이 지연되면서 서울 금융시장과 관가에도 코미디 같은 일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경제부총리가 임명되지 않은 탓에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재정부 차관 자격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

특히 UN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지난 8일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서울 금융시장이 개장되기 전에 긴급하게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했지만 정부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 그쳤다. 예전에는 컨트롤 타워인 기획재정부가 먼저 긴급하게 장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하고 한은과 금융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후속 대책회의를 한 뒤 재정부 1차관,한은부총재,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회동하는 거시경제협의회가 발동됐다.

그러나 이날 재정부는 관련 회의를 제대로 열지도 못했고 하루 지나 주말이었던 9일 오후에야 부랴부랴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다. 회의도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신제윤 1차관이 주재했다.

과거 같았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이에 앞서 지난 연휴 기간에 미국의 시퀘스터가 발동됐을 때도 경제 사령탑 기능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당시 해당국의 직원들만 긴급하게 서울에 모여서 대책회의를 통해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국무회의에도 신재윤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재정부 1차관 자격으로 장관을 대신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령탑인 재정부의 지도부출범이 지연되면서 벌어진 촌극인 셈이다.

재정부는 현재 유래 없는 지도부 공백에 시달리고 있다. 현 부총리 및 장관 내정자가 아직 임명되지 않은 가운데 신제윤 1차관은 금융위원장으로 차출됐고 김동연 2차관은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으로 이미 자리를 옮겼다.

거시정책을 총괄하는 주형환 차관보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이미 자리를 옮겼고 국제금융라인을 총괄하는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차관을 대신해 주요20개국(G20)회의 등 국제회의 일정을 챙기느라 눈코 뜰 새 없다.

재정부는 가뜩이나 근무지가 세종시인 탓에 정책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환율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되고 있다. 더 이상 경제사령탑인 재정부의 지도부 공백을 방치할 경우 국가적인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주에는 재정부 지도부가 출범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이 협조해야 한다. 민생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다.

(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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