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주 14일 공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S4에 전세계 모든 매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지난주에는 일본의 간판 전자업체 샤프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삼성의 파워가 국내외에서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3월초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20조원 내외, 일본 소니의 시가 총액은 한화로 15조원 내외다. 소니가 지난 10년동안 추락하는 동안 삼성은 일취월장해서 외형만 단순 비교해서도 10:1을 훌쩍 넘었다.

소니도 정점(頂點) 시절이었던 10년 전에는 시가총액이 한화로 130조원 정도였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현재의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총은 소니의 전성기 때와 묘하게 비슷한 시점인데, 삼성이 소니처럼 정점을 찍은 이후에도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일본인들은 소니나 파나소닉이 어려움을 겪으면 '대기업 중 하나가 힘들구나' 정로도만 가볍게 생각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는 '여럿 중의 하나'가 아니다.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중이 19%에 달하는 한국경제의 명운을 결정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안정적으로 순항할 것인가 여부는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건희 회장이 두 달 이상 해외에 머무르고 있다는 소식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나이 든 사람은 추운 겨울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따뜻한 곳에서 건강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이 회장의 건강은 삼성전자 지분의 50%를 가진 해외투자가는 물론,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미투자자, 협력업체, 나아가서는 국내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이에게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 회장의 건강한 존재감 여부는 삼성의 미래 전략과 투자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애플이 아이폰을 들고 나타났을 때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외의 평가는 냉혹했다. '동물원'에 안주하는 삼성이 애플에게 완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에서부터, 창의성(Creativity) 없는 베끼기 전략으로 미래가 힘들 것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삼성은 끄떡없었다. 이는 오너의 대형 투자에 대한 과감한 결단과 확고한 신상필벌, 지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강력한 오너십이 사라진다면 삼성의 미래가 소니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건희 회장이 평소 사장단 회의에서 강조한 녹취록을 입수해 찬찬히 들어보면 "계열사 사장들이 업(業)의 본질과 고객에 대해 뭘 제대로 아는가?"라며 다그치고 있다. 이 회장은 부친 이병철 회장에게 첫 번째 받은 소임이 당시 2등 신문 중앙일보 판매담당 상무였고, 이후 두번째 주어진 임무는 2등 업체 삼성전자의 제품을 파는 판매 담당 임원이었다. 그의 손님을 상대하며 가장 밑바닥의 '슈퍼 을(乙)' 로서 경험한 절박함이 삼성의 '제2의 도약'을 가능하게 한 잠재력이었고, 고비마다 불굴의 의지로 돌파할 수 있었던 원천이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멀지 않은 미구에 창업 3세인 이재용 부회장의 손에 맡겨질 그룹이 과연 선대에 이어 '제3의 도약'을 이루어 낼 것인지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취재본부장/이사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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