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탈리아 정치권이 난맥상을 보이면서 이탈리아보다 스페인이 국채 투자처로 낫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바클레이즈 인덱스를 보면 이탈리아 총선이 끝나고 나서 스페인 국채 투자자는 4.0% 정도 늘어난 반면 이탈리아 국채 투자자는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번 주 이탈리아 의회가 처음 소집되면 이탈리아 정치권의 긴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로 봐선 안정적인 정부가 출범하리라는 기대는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주말 신용평가사 피치는 정치적 불안을 들어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BBB+'로 하향했다.

스페인의 정부 기능이 이탈리아의 그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이달 초 37bp였던 두 나라의 국채 스프레드는 이탈리아 총선 직전에 7bp까지 크게 좁혀졌다.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11일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과 정치적 교착 상태의 지속으로 이번 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스페인을 앞지르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몇몇 핵심적인 부분에서 이탈리아는 스페인보다 나아 보인다. 이탈리아의 부채는 GDP의 130%로 많지만 그간 막대한 부채를 관리한 경험이 있어 2014년께 부채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가 막대한 부채를 잘 관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문 부채가 적다는 점이다. 유럽의 신용 위기 중심에 재정 적자와 함께 막대한 민간 부채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탈리아의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보기 어렵다.

반면 스페인은 재정 적자가 많아서 부채가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스페인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난해 88.4%였는데 2014년에는 10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스페인 소비자들은 실소득의 125.4%에 달하는 부채를 갖고 있으며 이탈리아 소비자들보다 훨씬 차입투자(레버리지)를 많이 하고 있다. 스페인 실업률은 이탈리아의 두 배가 넘고 금융권도 스페인이 더 취약하다. 강등 뒤에도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은 스페인 등급보다 2단계 높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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