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대한항공이 국내외서 채권발행을 통해 1조원이 넘는 자금 조달에 나섰다.

올해만 2조원에 육박하는 9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어 미리 자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말부터 전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엔화채 37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지난달 25일과 26일 각각 85억엔과 100억엔, 이달 11일과 13일 각각 100억엔과 85억엔씩이다.

한화로 환산하면 4천300억원대에 이르는 규모다. 만기는 2월 발행분이 3년, 3월 발행분이 2년이다. 모두 사모방식으로 발행했다.

사모방식으로 채권을 발행하다 보니 국내에서 원화 공모채를 발행할 때보다 간편한데다, 금리 측면에서도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엔화채 발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항공업 특성상 엔화로 지급결제해야 할 자금용도가 적지 않아 연초부터 엔화채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한항공은 또 내달 5천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예정이다.

전일 구조화금융에 강점을 보이는 주요 증권사를 상대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발행을 위한 착수 단계여서 아직 구체적인 유동화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나 신용카드사에 대해 보유한 항공운임권 장래매출채권이 기초자산으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9년 11월 BC카드 등에 대해 보유한 장래매출채권을 유동화해 5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미국에서 미국 수출입은행의 보증을 받아 12년만기 1억5천만달러 규모의 보증부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내달 발행될 ABS까지 포함하면 대한항공은 두달 사이에 1조1천억원대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하는 셈이다.

대한항공이 연초부터 이처럼 자금확보에 적극적인 것은 올해 투자비로 나갈 돈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대한항공은 올해 A380 2대 등 항공기 9대를 신규 도입하는 등 총 1조9천15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도입과 함께 공항 시설투자와 만기도래 회사채 등의 차환 등을 위해 자금 수요가 적지 않다. 5월과 8월에 각각 800억원과 3천억원의 공모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당초 회사채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2∼3월께 공모 회사채 2천억∼3천억원 가량을 발행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결국 공모 회사채 발행을 포기하고 매출채권 유동화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과 12월에 3천억원씩 총 6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당시 인수에 나섰던 몇몇 증권사는 인수 물량을 소화시키는데 상당한 애를 먹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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