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장은 매년 소란스럽다. 최대 실적에 대한 칭찬의 박수도 나오지만, 소액 주주들을 중심으로 경영진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도 높아지곤 한다.

올해 주총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과 사외이사 선임 건이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오전 9시에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 중 하나는 사내이사 교체 건이다.

기존 사내이사 중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 대신 윤부근 생활가전(CE) 부문 사장과 신종균 IM(ITㆍ모바일) 부문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장(CFO, 사장)이 새롭게 이사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문제는 오너 일가 중에서는 사내이사로 합류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LG와 신세계, CJ 등 오너가 있는 대기업 집단은 대부분 '책임 경영'을 위해 오너 일가가 주력 계열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실질적으로 경영하면서도 등기이사로는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작년 말 승진하면서 이사회 합류가 예상됐지만, 결국 이번에도 사내이사 직책은 맡지 않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총수 일가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하려 하자,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 자리를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서도 일부 소액주주들이 이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쟁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은 바로 송광수 전 검찰총장의 사외이사 선임 건이다.

송 전 총장은 재직 당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의혹 수사와 대선 비자금 수사의 최고책임자 위치에 있었다. 이 때문에 그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이 도덕적으로 적절한지에 대해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또, 송 전 총장은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일하면서 애플을 대리해 삼성전자와 특허 소송을 벌인 적이 있다. 또,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OLED 소송에서도 LG 쪽을 대리했다.

이 때문에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최근 "소송 상대방을 변호한 인사가 삼성전자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이해 상충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기말 배당금으로 보통주 주당 7천500원, 우선주 주당 7천750원을 지급하는 안건과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300억원에서 380억원으로 올리는 안건도 논의될 예정이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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