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롯데그룹이 지난해보다 약 10% 늘린 올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직접적인 인수·합병(M&A) 언급은 없었으나 투자 규모를 늘리고 성장동력 확보에 방점을 찍으면서 다시 한번 M&A 시장에 '큰 손' 역할을 할 전망이다.

롯데정책본부는 유통 부문에 3조6천억원, 건설에 1조원, 석유화학에 8천억원, 호텔ㆍ서비스에 7천800억원, 식품에 6천600억원 등 총 6조8천4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국내에만 5조8천200억원을, 해외에는 1조200억원을 투입한다.

18일 국내 IB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 출점이 많지만 해외 투자 액수는 예상보다 적다"며 "이는 롯데가 새 정부를 맞아 국내 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을 위해 한 조치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해외에서도 좋은 매물이 나오면 정해진 투자 규모 외에 언제든지 인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초에 롯데는 자체 합병을 통해 전열을 정비하는 시기를 가졌다. 롯데삼강이 롯데햄과 롯데후레쉬델리카를, 롯데쇼핑이 롯데스퀘어와 롯데미도파를, 호남석유화학이 KP케미칼을 각각 합병했다.

그런 와중에도 계열별로 딜 종료 기준 CS유통, 하이마트, 그랜드백화점 영통점과 그랜드마트 계양점, 베트남 레전드호텔 등의 인수하는 성과를 냈다.

실패한 딜까지 포함하면 롯데의 M&A 행보는 여전했다는 게 IB 업계의 평가다.

올해는 롯데가 국내에서는 주로 고용창출에, 해외에서는 M&A에 더 주력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하이마트는 국내외서 주로 영업점 오픈 계획을 천명했으나 호남석유화학과 KP케미칼 합병으로 탄생한 롯데케미칼은 설비 증설과 함께 해외 사업과 메가트랜드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비록 실패했지만 KP케미칼은 지난해에도 파키스탄의 석유화학사인 'ICI 파키스탄' 인수전에 뛰어들 정도로 롯데는 석유화학 부문의 해외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 식품계열사들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한다. 롯데제과는 싱가포르 법인을 중심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롯데칠성음료는 생수와 에너지 음료, 인스턴트 커피, 주류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과거 경험상 롯데의 경쟁력 강화는 M&A로 연결될 때가 잦다. 2011년에도 충북 소주와 파스퇴르유업, 파키스탄의 콜손 등을 인수한 바 있다.

베트남 지역 호텔 인수에 열을 올렸던 롯데호텔은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활발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14년과 2017년에 베트남 하노이와 중국 선양에도 특급호텔을, 2014년에 제주, 대전 등지에 비즈니스호텔을 오픈하는 것 외에도 기존 호텔 인수도 시도할 전망이다.

투자와 M&A에 대한 롯데 경영진의 의지도 강하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말 사장단회의에서 "비상경영이라고 미래성 비용을 아끼는 것은 기업의 체질을 악화시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내 IB의 다른 관계자는 "국내 유통 부문에서는 당장 대형 매물이 눈에 띄지 않지만, 식품 부문에서는 롯데의 사냥물이 많고 올해도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해외 M&A 시도도 있을 것"이라며 "SK가 내부 사정으로 주춤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롯데가 올해도 주요 인수자로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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