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금융시장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달러 부활의 노래가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흥미롭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움직이는 변수는 크게 두 가지다. 세계 거시경제 환경과 미국의 경제펀더멘털이다. 세계 경제 환경을 주목하는 세력은 리스크온-리스크 오프(Risk on-Risk off)의 원칙에 따라 거래한다. 예컨대 세계 경제가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안전한 자산에 글로벌 자금이 몰린다(Risk off). 통상 달러와 금, 美국채가 인기를 끈다. 그러다가 위기가 끝나면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흘러간다(Risk on). 외환시장에선 유로화가 대표적이고 주식과 이머징마켓 통화도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가 터졌을 때 시장에선 리스크 온.오프 거래에 주력했다.

경제펀더멘털에 주목하는 세력은 각국의 경제 상황을 비교해 투자한다. 예를 들어 미국 경제가 호황이라고 하면 달러에 투자하고 유럽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 유로화에 돈을 묻는다. 상대적으로 경제상황이 좋은 나라의 통화에 투자하는 것이다. 물론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지지 않고 순항한다는 전제에서다. 요즘 달러 강세론이 흘러나오는 건 미국 경제펀더멘털에 주목하는 세력이 지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경제는 작년 연말부터 회복세를 타고 있다. 주택과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가 바닥을 탈출할 조짐을 보인다. 2월 취업자수는 20만명을 넘엇다. 같은 달 실업률은 7.9%에서 7.7%로 뚝 떨어졌다.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구성 이후 강력한 경제 리더십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러면서 시장참가자들의 심리도 바뀌었다. 시장을 움직이는 메커니즘도 변했다. 아베노믹스(일본의 경제부활을 추구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정책) 열기가 외환시장에 전달되면서 달러-엔이 올랐고, 그 영향으로 달러지수도 강세를 보였다. 달러지수에 편입된 엔화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엔저 현상과 미국 경제의 회복은 최근 몇 달 새 새롭게 형성된 트렌드다.





<그림설명:달러-엔(검은색)과 달러지수(붉은색)의 일간 차트>



이러한 트렌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웬만해선 강력한 경기부양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이는 엔화 약세-달러 강세 요인이다. 미국의 경제회복이 궤도에 오른다면 미국 중앙은행(연준)의 출구전략 논란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달러 강세 요인이다. 연준이 당장 돈 풀기를 거둬들이진 않겠지만, 출구전략 얘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클 것이다. 당장 이번 주(19~20일) 예정된 3월 통화정책 회의를 주목해야 한다. 지난 1월 회의에서 `많은' 위원들이 양적 완화 정책의 축소를 주장했었다. 이번 회의에선 어떤 말들이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는 우리 경제에도 중요한 변수다. 달러 강세는 원화 약세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원화보다 이웃나라 일본 엔화가 더 가파르게 빠진다면 우리 경제에 불리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이럴 땐 달러-원보다 엔-원의 동향이 중요하다. 달러 강세의 시기에 우리 환율이 어떤 흐름을 탈지 주목된다.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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