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자동차 노무총괄 담당 김억조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윤갑한 울산공장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업무를 대행하게 됐다.

노무업무를 담당하게 된 윤갑한 사장은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에 따른 주말 특근 방식 갈등을 가장 먼저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 김억조 부회장은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고 비정규직 3천5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노사 현안을 직접 담당했지만, 승진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말 특근에 대한 노사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책임을 물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19일 현대차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주간 연속 2교대 도입 등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난 것"이라며 경질 배경에 대한 세간의 추측을 일축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는 이달부터 시행된 주간 연속 2교대 이후 주말 특근 임금 보전 방식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주말 주간에 특근하더라도 종전 주ㆍ야간 2교대 시 심야 또는 연장 특근을 하고 받은 전체 임금을 보전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통상임금보다 150%에서 350%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사측은 심야 장시간 근로가 없어진 만큼 종전처럼 전체 임금을 보전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노조는 2주 연속 주말 특근을 거부했다. 현대차는 주말 특근을 하지 않아 1만3천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약 2천7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현대차가 전략 차종으로 내놓은 싼타페 롱바디 '맥스크루즈'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노사 간의 갈등 심화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만큼 윤갑한 사장이 이 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해결하기 위해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공세와 경기 불황 여파로 내수판매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노사 문제로 생산차질까지 발생해 악재가 겹치는 모습"이라며 "노무업무 총괄을 담당하게 된 윤 사장이 노조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문제와 철탑 농성 등 산적한 난제도 많은 상황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도 진행돼 윤 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윤갑한 사장은 1958년생으로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차에 입사해 생산운영실장과 울산인사실장을 거쳐 지난해 1월 울산공장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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