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키프로스에 대한 우려가 계속된 데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앞둔 경계감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키프로스 의회는 구제금융의 전제 조건인 예금 과세안을 단 한표의 찬성표도 없이 부결시켰다.

예금 과세안이 부결되면 키프로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금융시장을 떠돌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장 마감 무렵 유럽중앙은행(ECB)은 규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키프로스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유로화의 낙폭이 제한됐다.

지난 2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은 단독 주택착공 호조에 힘입어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2월 신규 주택착공실적이 0.8% 늘어난 연율 91만7천채(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91만5천채를 예상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틀 일정의 FOMC 정례회의를 시작했다. 정책성명은 다음날 오후 2시에 발표될 예정이며 30분 후에는 벤 버냉키 Fed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키프로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76포인트(0.03%) 상승한 14,455.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3.76포인트(0.24%) 떨어진 1,548.34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50포인트(0.26%) 밀린 3,229.10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긍정적인 주택지표가 나온 것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키프로스의 구제금융과 예금 과세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주가는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다우지수는 그러나 장 막판 소폭 올랐다.

이날 키프로스 의회는 구제금융의 전제 조건인 예금 과세안을 부결시켰다. 키프로스 의회는 예금 과세안에 대해 반대 36표, 기권 19표로 부결해 누구도 예금 과세에 찬성하지 않았다. 키프로스 의회는 모두 56석이다.

키프로스 재무장관인 마이클 사리스는 사임을 요청했으나 키프로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CNBC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예금 과세안 부결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나 키프로스 정부는 구제금융 조건을 놓고 다시 유럽 국가들과 다시 충돌하게 됐다.

키프로스 은행과 주식시장은 오는 21일까지 계속 문을 닫을 예정이다.

2월 주택착공이 증가했다는 소식에 KB홈과 톨브러더스 등 주택건설업체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소비업종이 올랐고, 에너지 업종은 하락했다.

약국 체인인 월그린은 이날 제약 유통업체인 아메리소스 버진과 10년간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5% 넘게 상승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키프로스 의회가 예금 과세안을 부결함에 따라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5/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bp 낮아진 연 1.908%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1/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5bp 떨어진 3.135%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bp 내린 0.778%를 나타냈다.

뉴욕증시는 지난 2월 주택착공실적이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 상승 출발했다.

이후 키프로스 사태가 악화하자 위험거래가 약화돼 뉴욕증시가 반락했고 유로화가 낙폭을 확대한 가운데 국채가격은 상승폭을 확대했다.

키프로스 의회는 이날 구제금융의 선결 조건인 예금 과세안을 부결했다.

장 마감 무렵 ECB는 규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키프로스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시장의 움직임을 되돌리는 데 실패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국채가격 상승은 국채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세력들의 매도세가 잠잠해졌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가운데 키프로스 사태 악화 전망과 Fed의 양적완화정책 지속 전망이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유로존이 다음 조치를 아직 준비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키프로스 사태가 유로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이 FOMC 회의 결과 및 경제 전망 발표 뒤 기자회견에서 초저금리와 양적완화정책 유지를 재확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국채 매수를 부추겼다고 이들은 전했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키프로스 의회의 예금 과세안 부결에도 ECB가 키프로스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혀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낙폭이 제한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882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960달러보다 0.0078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2.5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3.38엔보다 0.80엔 하락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5.15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5.23엔보다 0.08엔 떨어졌다.

독일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와 유로화의 대 달러화 낙폭이 제한되기도 했다. 그러나 키프로스 사태가 악화되는 모습을 나타내 유로화가 1.2842달러(지난해 11월22일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앉았다.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3월 독일 경기기대지수가 48.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의 48.2에서 상승한 것으로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지수는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48.5과 부합했다.

이후 CNBC가 키프로스 재무장관이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공식적으로 사임한 것은 아니라고 보도해 유로화의 급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무장관 사임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뒤 키프로스 의회가 예금 과세안을 부결했으나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위기가 부각돼 유로화 낙폭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장 마감을 앞두고 ECB가 필요하다면 키프로스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혀 유로화 낙폭이 더 큰 폭으로 축소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키프로스의 다음 행보는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그러나 부결 가능성이 이미 예견된 것이어서 유로화가 부결 보도 이후 낙폭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로존이 키프로스에 대한 다음 계획을 준비하지 않는 등 불확실성 상존에도 유로화는 달러화에 기술적으로 1.27달러 근처에서 강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엔화는 차기 일본은행(BOJ) 총재의 취임을 앞두고 추가 통화 완화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로 개장 초 하락압력을 받았다. BOJ가 이르면 다음 달 3~4일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공격적인 통화완화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키프로스 우려가 확산돼 엔화가 유로화에 큰 폭으로 상승했고 달러화에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미국 주택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엔화에 낙폭이 제한됐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키프로스 사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 달러화의 대 유로화 강세로 나흘 만에 처음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58달러(1.7%)나 낮아진 92.16달러에 마쳤다.

키프로스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로 내몰릴 경우 유로존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유로존발 에너지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키프로스 사태가 악화되면 침체 상황에 놓여 있는 유로존 경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달러화가 유로화에 상승폭을 확대한 것도 유가에 부정적 재료였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택지표는 키프로스 사태 악화 전망과 달러화 강세로 유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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