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키프로스의 디폴트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밤 키프로스 의회는 예금에 과세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구제금융 협상안의 비준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키프로스는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체)과 구제금융 협상을 다시 하거나 재원 조달 방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거나 유로그룹과 구제금융 재협상에 실패하면 키프로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에 직면한다.

유로존에 대한 위기 심리가 커지면서 미 국채금리는 연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밤에도 5bp가량 떨어지며 1.90%선을 간신히 지켰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은 시장 약세 요인이지만, 그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의 예상대로 10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을 때다. 당장 다음달 국고채 발행 규모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시장 충격을 줄이는 차원에서 분할 발행이 예상된다. 이 경우 매달 1조~2조원 규모로 발행 규모를 늘릴 것이라는 점에서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시장 금리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절대금리 부담이 커진 상태라 일시적인 수급 악화 논리에 따라 되돌림 압력이 나타날 여지는 있다. 워낙 좋았던 시장 수급이 흔들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해 매수 심리를 일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앞으로는 예고된 추경 편성 여부보다는 실제 추경 규모에 더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7시30분 한은 본관에서 경제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경제동향 간담회를 갖는다.

기획재정부는 재정증권 63일물 1조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 2년물(2조원)을 입찰한다.

▲미 채권금리 하락세 지속..주가는 혼조 = 미국 국채가격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키프로스 의회가 예금 과세안을 부결함에 따라 상승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5bp 낮아진 연 1.908%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76포인트(0.03%) 상승한 14,455.8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긍정적인 주택지표가 나온 것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키프로스의 구제금융과 예금 과세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주가는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다우지수는 그러나 장 막판 소폭 올랐다.

이날 키프로스 의회는 구제금융의 전제 조건인 예금 과세안을 부결시켰다. 키프로스 의회는 예금 과세안에 대해 반대 36표, 기권 19표로 부결해 누구도 예금 과세에 찬성하지 않았다. 키프로스 의회는 모두 56석이다.

키프로스 재무장관인 마이클 사리스는 사임을 요청했으나 키프로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CNBC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예금 과세안이 부결되면 키프로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금융시장을 떠돌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은 단독 주택착공 호조에 힘입어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2월 신규 주택착공실적이 0.8% 늘어난 연율 91만7천채(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91만5천채를 예상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틀 일정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시작했다. 정책성명은 다음날 오후 2시에 발표될 예정이며 30분 후에는 벤 버냉키 Fed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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