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법무법인 현의 조현문 고문 변호사(44)가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해외에서 직접 영업을 뛰고 있다.

법원과 검찰, 정부 부처의 고위직 출신들이 퇴임 후 대형로펌의 고문으로 일하며 '전관예우' 논란을 빚는 가운데 조 변호사의 대비되는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현에 따르면 효성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이번 달부터 변호사로 새출발한 조 변호사는 그룹 전략본부 부사장과 효성중공업PG 사장 등을 거치며 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이번 방문길에 나섰다.

해외 유수의 기업들을 방문해 지난 2007년 설립된 현을 직접 소개하고 있다.

현은 기업 인수ㆍ합병(M&A)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조세, 지식재산권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40대 초반 변호사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로펌이다.

조 변호사의 정확한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가능한 한 인연이 있는 기업들과 모두 접촉할 계획이다.

재계와 법조계는 조 변호사의 연이은 파격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오너 자녀 중 경영 승계 대신 다른 전문 분야에서 제2의 도약을 시도한 사람은 많지 않다"며 "조 변호사가 효성을 떠나며 신생 로펌을 선택해 글로벌 로펌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는 했지만, 적극성이 예상치를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전관들이 대형로펌이나 대기업의 사외이사로 영입돼 거액의 연봉을 받고 로비스트 역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재벌 2세가 의외의 실험을 벌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형 로펌인 현이 막강한 대형 로펌과 국내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는 외국계 로펌들 사이에서 얼마만큼 성장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미국 하버드대 법학박사 출신으로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부인인 이여진 변호사도 법무법인 현의 고문 변호사로 합류했다. 이 변호사는 외무고시(31회) 출신으로 대통령 의전비서관실ㆍ국가안전보장회의 행정관 등을 지냈으며,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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