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경호 전 우리자산운용 사장이 부산은행 자금담당 부행장으로 재기했다.

이번 달 1일부터 부산은행의 자금시장본부를 총괄하게 된 것.

자산운용사 사장이 은행 부행장으로 가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그에게 해당 업무는 낯설지 않다.

여의도에서는 채권 전문가로 통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능력을 인정받아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꽤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라며 "새로운 업무도 잘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백경호 부행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우리CS자산운용 대표였다. 임기는 채웠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결국 연임에는 성공하지 못하고 여의도를 떠났다.

여의도를 떠나기 전까지 백경호 부행장의 이력은 화려했다. 1987년 동원증권에 입사해 채권 매니저로 처음 시장에 이름을 알렸고 능력을 인정받아 한국주택은행 자본시장실장으로 영입돼 채권시장안정기금운용본부장, 자본시장본부장 직무대행까지 지냈다.

이후 주은투자신탁운용 사장, 국민투자신탁운용 사장, KB자산운용 사장, LG투자신탁운용 사장을 두루 역임했다.

2005년부터 우리자산운용 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승승장구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직격탄을 피하지는 못했다.

몇몇 대형 운용사들이 그러했듯 서브프라임 영향을 고스란히 안은 파생상품 운용이 화근이 됐다.

금융위기라는 대외악재 탓으로 이런저런 송사에 휘말리면서 자산운용사 사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백경호 부행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운용사를 떠나보니 진짜 세상을 구경했다"면서 "최고 경영자 자리에 있으면서 구체적인 실무를 하나하나 챙기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인생공부도 많이 했고 실무에 대한 공부도 채워 넣었다"면서 "새로운 일을 맡은 만큼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백경호 부행장은 2년 임기 동안 부산은행의 자금시장본부를 책임진다. 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동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여의도를 떠난 직후 잠깐 만났을 때 얼굴살이 몰라보게 빠지는 등 당시 마음고생이 심한 것 같았다"면서 "이제는 화려하게 재기한 만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변명섭 기자)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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