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수 있는 형사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사는 형의 선고가 확정될 때까지 직무수행을 정지케 해야 한다"

과거 SK그룹의 적대적 인수를 위해 소버린이 최태원 회장을 겨냥해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며 주장한 내용이다.

당시, 최 회장은 SK글로벌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2013년 SK그룹의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 2004년 소버린의 악몽처럼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된 최태원 회장의 이사자격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는 22일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그룹 대부분 계열사의 정기 주주 총회가 열린다.

특히, SK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SK C&C는 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리면서 논란에 중심에 서고 있다.

현재, 의결권 행사에 영향을 주는 미국의 주총안건 분석기관인 ISS가 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고,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도 안건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이에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의 의결권 행사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2월 SK하이닉스의 최태원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이례적으로 '중립' 표결을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1일 SK 관계자는 "사내 이사가 된다는 것은 경영의 책임을 지겠다는 것으로 그룹의 오너가 사내 이사 자격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주주총회에서 큰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최태원 회장의 2심 공판 변호를 맡게 된 태평양의 고문을 사외이사로선정하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대식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겠다고 공시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의 부재 속에 SK그룹 계열사들은 주요 경영진을 지주회사와 계열사에 사내이사로 중복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SK㈜의 경우 최근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조대식 사장을,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주총을 통해 최근 회장으로 선임된 김창근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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