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그룹이 22일부로 창립 75주년을 맞았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은 지난 1938년 대구에서 청과물 무역을 하는 '삼성상회'를 세웠다. 이 자그마한 상회가 훗날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것이다.

이 전 회장은 해방 후 정식으로 삼성물산이라는 회사를 세워 무역업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업의 틀을 세우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에는 당시 금성사가 이미 장악한 국내 가전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고, 동방생명을 인수하며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이후 1980년대에는 당시 최첨단 사업이었던 반도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그를 계기로 삼성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시작했다.

선대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와 휴대전화, TV 사업 등을 세계 1위로 이끌며 삼성을 '명실 공히'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그 결과 자본금 3만원으로 출발한 삼성은 300조원 매출의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도 남아있다.

전자와 금융, 중화학 등 30여 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지만, 그룹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삼성전자 역시 매출의 60%가량이 휴대전화 사업에 쏠려 있는 것도 불안 요소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은 지난 2010년부터 태양전지와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LED, 바이오, 의료기기 등을 '5대 신수종사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차전지와 의료기기 정도만 일부 성과를 낼 뿐,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를 뛰어넘는 확실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내야 지난 75년간 쌓은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은 창립 75주년 기념일인 22일에도 별도의 행사는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전통적으로 계열사별로 창립기념일을 챙기는 데다, 현재 이건희 회장도 두 달 넘게 해외에 체류하고 있어 특별히 큰 행사를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다만, 삼성그룹은 모태가 된 삼성상회의 역사를 담은 2부작 방송 프로그램을 지난 21일부터 이틀에 걸쳐 사내 방송을 통해 내보내기로 했다.

또, 지난 15일부터 다음 달 23일까지 40일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창립 75주년 맞이 할인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창립 연도가 다르므로 그룹 창립기념일은 상징적인 의미만 있을 뿐 특별한 행사는 하지 않는다"며 "삼성물산 건설 부문만 하루 쉬는 등 자체적인 사내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uj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