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2일 서울채권시장은 키프로스 우려가 재부각됐지만, 미 경기지표가 양호하게 나와 강세 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25일까지 키프로스가 트로이카와 구제금융 합의를 하지 못하면 은행권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했다.

미 지표는 양호한 수준에서 나왔다.

2월 미국의 기존주택판매는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 연속 상승해 0.5% 높아졌다. 3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마이너스(-) 12.5에서 2.0으로 상승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저금리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낸 데 따라 금리 반등 시도가 나타날 여지도 있다.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시그널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스위스 바젤에서 만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체어맨 등이 낮은 이자율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돼 자신들이 미처 몰랐던 새로운 문제점들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이자율이 낮으니 '버블'이 생기는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자금 수요가 생산성과 연결이 안 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3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계속해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지난 20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그는 "통화정책은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어서 함부로 올리거나 내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통위 다음날 열린 중소기업CEO 간담회에서는 "어제는 우리나라 말고 전 세계 5개 국가가 금통위를 열었는데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며 "특정 국가만 특이하게 (정책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김 총재의 시그널은 채권시장의 강세 심리를 꺾지는 못했다. 시장금리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 기조가 유지되는 것이 강세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김 총재의 저금리 우려가 제대로 먹히려면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美 주가.채권금리 하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키프로스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0.24포인트(0.62%) 하락한 14,421.49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오는 25일까지 키프로스가 트로이카(유럽연합ㆍECBㆍ국제통화기금)와 구제금융 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면 은행권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함에 따라 키프로스 우려가 재부각됐다.

파니코스 데미트리아데스 키프로스 중앙은행 총재는 키프로스 정부가 은행 구조조정 법안을 즉각적으로 승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10만유로 미만의 예금자를 보호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장 마감 후 키프로스의 국가신용등급을 'CCC'로 한 단계 강등하고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지난 2월 미국의 기존주택판매는 2009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0.8% 증가한 연율 498만채(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3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마이너스 12.5에서 2.0으로 올랐다. 2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3개월 연속 상승해 0.5% 높아졌다고 콘퍼런스보드가 전했다.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3bp 낮아진 연 1.929%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