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그룹이 모두 유해물질 유출 사고를 내면서 대기업까지 만연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불산 유출 사고에 CEO가 직접 사과를 하고 녹색인증까지 반납하는 굴욕을 당했고 SK하이닉스는 염소 가스 누출 후 늑장 신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LG실트론도 지난 2일 불산이 섞인 화학물질 유출 사고 후 20일 만에 비슷한 유출 사고가 이어지며 안전조치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알려진 산업계 안전사고는 이미 9건에 달한다.

특히,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 LG, SK 등 대그룹들이 사고 발생 후 빠른 안전 조치보다는 은폐와 늑장 신고 등 사고를 감추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3일 삼성전자는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지난 1월 28일에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 불산 희석액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협력사 직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

이에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이 직접 나서 "불산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소중한 생명이 희생돼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사과했다.

또한, "반성의 뜻으로 녹색기업인증 신청을 철회하고 이른 시일 안에 환경 안전 업무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겠다"고 약속했다.

LG실트론도 지난 22일 구미 2공장에서 혼산액 (MAE) 누출로 추정되는 초산 냄새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 2일 발생한 혼산액 누출 사고에 이후 관련 기관의 점검 결과에 따른 개선 조치가 이뤄졌으나, 비록 위치가 다르다 하더라도 사고가 재발한 데 대해 지역 사회와 주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후 6시간이 지나서야 당국에 신고하는 등 늑장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22일 청주공장의 M8라인에서 염소가스가 30초가량 누출됐다.

다행히 현장에 있던 근로자와 관리감독 직원은 사내 병원 진단 결과 몸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사고 즉시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대기업들이 하나같이 빠른 사고 대처보다는 숨기기가 우선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환경부는 잇따른 대기업들의 유출 사고에 이를 예방 하기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착수했으며, 경기도는 유해화학물질 관리체계를 새롭게 정비하기로 하는 등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잇따른 사고와 늑장 대응이 이어지면서 산업계 전반에 만연된 '안전불감증' 개선에 대기업이 스스로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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