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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어떤 증권TV방송에서 한 전문가의 MACD 매매기법 강의를 보았다. 그런데 정작 이어지는 설명은 내 귀를 의심하게 하였다. 그는 MACD의 값이 0선을 돌파하는 순간을 매매 타이밍으로 잡으라고 열을 올리며 주장하였다. 그럴싸하였다. 그의 말마따나 꽤 ‘안정적인’ 기법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이동평균법에서는 단기이동평균선과 장기이동평균선이 서로 교차할 때를 매매 타이밍으로 간주하지만, 신호가 너무 늦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MACD는 단기이동평균에서 장기이동평균을 뺀 값으로 구해진다. 그리고는 단기이동평균선과 장기이동평균선의 간격이 가장 멀어졌을 때를 매매의 타이밍으로 간주한다. 이동평균선의 시차(time lag)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인 것이다.

그런데 MACD의 값이 0이라면 장, 단기 이동평균선이 서로 같아지는 순간을, 즉 교차(cross)했음을 나타낸다. 즉, 방송에 나온 ‘전문가’ 말대로 MACD의 값이 0선을 돌파할 때 매매하는 것은 사실상 이동평균이 서로 교차할 때 매매하는 것과 똑같다. 우스꽝스러운 일이로되 그럴 바에야 굳이 MACD를 산출할 필요도 없다. 그냥 이동평균선만 있어도 충분하다.

비유한다면 최고급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를 동네 슈퍼 갈 때 몰고 가는 격이다. 람보르기니라고 하여 동네 슈퍼에 몰고 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래도 된다. 하지만 람보르기니의 진짜 성능은 고속도로를 쌩~ 하니 달릴 때에 최고조가 된다. 이와 똑같다. MACD가 0를 통과할 때 매매하여도 된다. 틀린 것은 아니다. 그래도 된다. 하지만 그건 MACD의 기능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

이런 강의인데도 시청자들은 솔깃하여 들었을 게다. 쯧쯧.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내친김에 방송에 나온 그 전문가의 ‘가르침(!)'대로 시장을 살펴보자. MACD는 어떤가? 유감스럽게도 코스피지수 차트에서는 MACD마저 0선을 하향돌파하고 말았다(지난주 수요일, 3월20일에 0선을 하회했다). 그러니 그의 ‘안정적인’ 기법에 따르더라도 이제 코스피지수는 한동안은 하락추세를 이어갈 운명이다.

그동안 기술적지표들은 하나둘씩 입장을 바꾸어 매도신호로 돌아섰다. 지난주까지 나는 내내 이 자리에서 포스인덱스, 아룬, MFI 등을 언급하였던 터. 그러다가 가장 늦은(다시 한 번 말하지만 MACD가 0선을 통과할 때를 매매 타이밍으로 잡는 것은 너무나도 답답한 짓이다) MACD마저 0를 무너뜨렸다.

포스인덱스, 아룬 혹은 MACD까지 억지로 뭉뚱그려 ‘단기지표’로 간주할 수 있다. 그것들이야 시장 상황에 따라 금세 매수신호로 돌아설 수 있는 법. 설령 매도로 방향을 바꾸었다고 하여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서 ‘아니었다’라는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가 있다. 추세전환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대로 버티던 일목균형표마저 나빠지고 말았다.

전환선이 하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오래 전(3월8일)의 일이지만 그 이후에도 내내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준-전환선이 역전되더니 후행스팬도 26일전의 캔들 아래로 내려섰고, 급기야 지수는 구름 하단마저 이탈하였다. 기댈 곳이 하나도 없어져버렸다. 완연한 하락세이다.

바랄 것이라고는 소위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 정도이지 추세전환은 당분간 어렵다. 더구나 그동안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970~1,980선을 비롯, 당장에 1,950마저 되레 저항선으로 작용할 참이니 앞날이 암담하다. 오늘이야 코스피지수가 설마(!) 반등이나마 하겠지만 추세가 바뀌었으니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겠다.

(아래쪽 동영상에서는 엘리어트 파동이론으로 최근의 시장을 살폈다. 참고하시라!)

(달러-원 주간전망)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지수와 정반대이다.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환율은 연일 오르기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지난 3월11일의 글에서는 “1,100원이라고 하여 넘어서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라고 주장하였는데, 어? 이제는 1,100원이 문제가 아니다. 강력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차트로 본다면 일목균형표의 모든 괘선들이 상승을 말한다. 그런데다 작년 5월부터 환율이 하락하기만 하였다가, 지금은 오히려 오르기만 하는지라 위쪽으로 제대로 된 저항선을 도통 발견할 수 없다. 하얀 눈이 내린 눈밭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홀로 가는 격이다. 내 발길 닿는 곳이 바로 길이 되듯,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고점이 새로운 저항선이 되는 셈. 목표를 설정할 수도, 한계를 정할 수도 없다. 그저 추세에 따르는 길만이 상책이다.

물론 지난주 초반의 경우처럼 ‘너무 많이 오른’ 것에 대한 반발로 약간의 하락 움직임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대세는 아니다. 예컨대 오늘은 소폭의 하락 혹은 조정은 예상할 수 있겠다. 일목균형표의 구름과 이격이 많이 벌어졌고, 이동평균선에도 5일선-20일선의 이격이 크기 때문이다. 이격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단기적으로 항시 가능하다. 하지만 그게 절호의 매수기회인 법.

여전히 전략은 매수 쪽이다. 좀 희망적으로 보아 전환선이 걸쳐있는 1,105원부터 아래로 긴 수염이 발생한 1,107원 언저리가 지지선으로 예상된다. 그 수준으로까지 환율이 떨어진다면야 유리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으니 대단히 환영할 일. 그 수준까지 하락하지 않거나 설령 환율이 되레 올라도 매수전략이 바뀔 것은 아니다. 추세와 동반한다는 관점인즉 상승세일 때 추격매수하는 것도 상관없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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