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카드사의 연체율 증가 추세 등으로 카드사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지만 카드채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최소한 올해 안에는 카드채에 대한 신용등급이 변경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평가다.

이들은 리먼 사태와 같은 대외적 쇼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카드 업계 자체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가계부채 문제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의 외부환경을 고려할 때 유동성 대응능력 향상 등 카드사들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일 신평사들은 최근 신용카드업계의 '제2의 카드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지난 2000년대 초반 카드사들의 연체율과 위기 완충능력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카드 업계는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감독당국의 선제적인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어 카드채 투자에 대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카드채 등급을 변경할 만큼 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이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적어도 올해까지는 카드채의 현재 신용등급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중기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다중채무 관계 등을 통한 과다 차입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가능성 등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다만 전업 카드사들은 수년간의 양호한 이익 시현, 대폭적인 자산건전성 개선과 자기자본 확충 등을 바탕으로 위험 완충능력을 꾸준히 개선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신용카드업계는 향후 가계부채 문제 등 제반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도 "카드사에 대한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계부채 위험상승에 따른 대손관련 불확실성과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구조 저하 정도가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나, 카드사의 재무적 안정성을 감안할 때 대내외 변동성 확대에 대한 대응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카드사들이 유동서 대응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철구 수석연구원은 "가계부채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카드사들은 수신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업체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유동성 대응능력 향상을 위해 카드채 장기화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위지원 수석연구원은 "카드업계는 가맹점수수료율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총량 구제 등 강력한 규제 도입, 가계부채 위험 확대 등 전반적인 경영 환경이 부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사업구조와 경쟁구도 변화 등 영업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wk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