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가 원가절감을 위해 베트남을 중심으로 휴대전화의 해외생산 물량을 늘리면서 국내 생산물량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세계 1위로 도약하면서 파생된 대규모 투자의 혜택은 대부분 해외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국내 생산 비중은 이미 10%대로 떨어졌고, 최근 베트남에 건설을 시작한 추가 공장이 완공되면 그 비율은 10%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베트남 타이응우옌성 제2공장 신축부지 현장에서 기공식을 열고 제2공장 공사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앞으로 총 20억달러를 투입해 오는 2015년경에는 베트남 내 휴대전화 생산량을 현재의 2배 수준인 2억4천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1억2천만대)을 비롯해 전 세계 8개 공장에서 약 4억대의 휴대전화를 생산하고 있다. 이 중 국내생산 비중은 이미 15%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계획대로 베트남에 추가 공장이 완공되면, 이 비율은 1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사업장이 구미 공장의 생산능력은 최근 정체된 상황"이라며 "대신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다른 전자제품의 사정도 비슷하다.

또 다른 세계 1위 제품인 TV도 이미 80% 수준인 해외생산 물량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다른 가전의 경우에도 최근 들어 프리미엄 제품의 해외생산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반도체 역시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작년 말부터는 중국 시안에도 70억달러를 투자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해외에 대거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것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만큼, 현지 생산을 통해 생산비를 줄이려 하는 것이다.

수출 물량을 해외에서 직접 생산하면 유통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 헤지 위험도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부쩍 투자를 늘리는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의 경우 투자환경이 국내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공장이 들어서는 베트남은 1인당 월평균 인건비가 우리 돈으로 2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또, 베트남 정부는 삼성전자의 투자 유치를 위해 법인세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삼성전자로서는 생산원가 절감 측면에서 공장 해외 이전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만, 국내 산업계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가 작년에 '200조원 매출-20조원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지만, 그에 따른 혜택 중 국내로 들어오는 것은 일부에 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트남에 삼성전자 제2공장이 신설되면서 유발되는 일자리 수는 약 10만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 공장이 국내에 지어질 경우, 이런 효과는 고스란히 국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25조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지만, 이 중 상당수는 해외투자"라며 "국내에 돌아오는 투자 혜택이 늘어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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