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중근의 기술적 분석
<기고> 김중근의 기술적 분석
  • 승인 2011.12.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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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교수신문은 올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엄이도종(掩耳盜鐘)’을 선정했다고 발표하였다. 풀이한다면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이다. 중국 춘추시대 때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하자 어떤 자가 혼란을 틈타 나라의 종(鐘)을 훔치려 했다. 종이 너무 큰지라 도둑은 이를 쪼개려고 망치로 종을 두드렸는데, 종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는 것은 당연한 일. 도둑은 다른 사람이 들을까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았다는 일화에서 나왔다.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온다.

교수신문이 이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택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주자(朱子)는 이 일화를 인용하면서 “종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들리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는 짓은 지도자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요즘 흔히들 지도자의 ‘소통부족’을 들먹이니 그야말로 시의적절한 사자성어인 셈.

그런데 나는 ‘종소리가 들릴까 자신의 귀를 막는다’는 고사성어에서 몇 년 전의 일을 떠올린다. 사무실로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찾아왔다. 주식 상담을 받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일반인 대상으로 상담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일부러 사무실에까지 찾아온 손님인데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어서 이야기라도 들었다.

사연인즉, 1999년 말 한창 코스닥시장이 열기를 띨 때, 인터넷 관련주라는 어떤 종목을 주당 30만원 수준으로 2억여 원 매수하였다는 것이다. 문제는 매수단가며 주가전망이 아니었다. 그놈의 종목을 아직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유감스럽게도 그분이 나에게 찾아왔을 당시의 주가는 주당 2천원이었으니 매수단가의 1/150 수준에 불과한 형편.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 아주머니는 나에게 상담이랍시고, “어찌할까요?”라고 묻는데... 나는 참으로 난감하였다. 본전 2억 원이 잔뜩 쪼그라들어 달랑 1백만 원 정도만 남았는데, ‘그거라도 건지시라, 과감하게 팔아버리시라'라고 말할 수야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내가 물어보았다. 왜 진작 팔지 않고 지금까지 보유하고 계셨느냐고.

처음에 30만원 하던 주가가 20만원으로 떨어질 때만 하더라도 이러다가 곧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고 한다. 그러다 20만원이 10만원이 되자 장기보유하면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후 10만원 마저 무너지니 겁이 나면서 동시에 신경질도 나서 아예 눈을 감고 주식시장을 쳐다보지 않았다. 어차피 장기보유할 거, 신경 쓰지 말고 처박아두면 언젠가는 오르겠지. 그러면서 몇 년을 내버려두다가 어느 날 문득 살펴보니...2천원! 헉!

글쎄다. ‘엄이도종’이라는 고사성어의 원뜻과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도둑이 종소리가 들릴까 자신의 귀를 막은 것이나, 아주머니가 주가가 내려간다고 자신의 눈을 막고 주가를 오랫동안 쳐다보지 않은 것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그런데 뜻밖에 주위에는 그 아주머니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 소위 ‘장기투자’라는 명분으로 아예 버려두고 있는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주식뿐 아니라 펀드 또한 마찬가지이다. 몇 년 전에 들었다가 현재 반 토막이 되어버린 펀드일지라도 '어떻게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그냥 보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장기보유가 능사가 아니다. 눈을 감고 귀를 막는 것 또한 해결책이 아니다. 귀를 막는다고 종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아니듯 쳐다보지 않는다고하여 주가가 저절로 오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잘못되었다고 판단될 때, 늦었다고 생각될 때, 그때라도 손절하고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에 나는 상승갭을 운위하면서 ‘갭이 지지선이 되면서, 동시에 갭이 채워지는 일’도 나타난다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즉 11월30일의 고점 1,856과 12월1일의 저점 1,908 사이에 형성된 갭이 살짝 채워지는 정도로 끝나고 이후에 주가가 반등한다면 이는 매우 아름다운 조정이자 향후 상승추세를 점칠 수 있는 좋은 조짐이 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기대와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갭이 채워진 것은 분명한 일이로되 지지선으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갭은 1,856~1,908 수준에서 나타났으니 주가가 밀리더라도 1,856 언저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갭=지지선이라는 공식에 들어맞는다.

하지만 지난주 주가는 1,856을 크게 밑돌아 장중에 1,817까지 밀리고 말았다. 이래서는 1,856~1,908의 지지를 말할 수 없고, 따라서 상승갭 이후의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퇴색하고 말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일목균형표 구름 하단의 지지는 아직 유효하다는 점이다. 구름의 하단은 1,803인데, 그래도 깨지지 않았으니 약간은 상승에 기대를 둘 법하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차트를 가만히 살피면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참으로 진리라는 생각이 든다. 코스피지수는 9월말의 1,644의 바닥 이후 반등하여 1,920 언저리에서 두 차례 꼭지를 만들어내었다. 첫 번째의 고점은 10월26일을 전후하여 형성되었다. 그날은 EU 정상회담이 열리던 시기였다. 그리스의 채무탕감 비율을 놓고 독일과 프랑스가 치열하게 겨루고, 정상회담에서 무언가 해결책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가는 올랐다. 그러나정작 회담이 끝나자 실망감으로 주가는 주르륵 하락하고 말았다.

최근의 경우도 같다. 11월말의 EU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대감으로 주가는 1,929 언저리까지 치솟으며 두 번째의 고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역시 회담 이후에는 해결책에 대한 여전한 의구심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일을 반복하였다.

다음의 EU 정상회담은 1월말. 따라서 이러한 시나리오라면 주가는 1월말을 앞두고 다시 한 번 고점을 만들지 않을까? 물론 그때 가봐야 할 일이지만.

이번 주의 관전 포인트는 일목균형표 구름 하단의 지지 여부이다. 구름 하단 1,803, 혹은 심리적 지지선인 1,800이 무너진다면 아무래도 당분간은 어렵겠다. 스토캐스틱 등 단기지표는 바닥권이어서 반등할 여지는 남아있다. 1,800이 버티고 반등이 나타난다면 그럴 경우 구름의 상단인 1,870이 저항선이 될 참.

따라서 일단은 매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가 1,800선이 무너지면 즉각 매도하고, 그렇지 않다면 1,870 언저리에서 차익을 챙기고 싶다.

(달러-원 주간전망)

원래 12월은 외환시장이 조용한 때이다. 나의 경험으로 말한다면 12월에는 일찌감치 ‘북 클로징’을 하고 내내 빈둥거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환율의 움직임도 별로 없었고, 딜링룸도 휴가 떠난 사람들 때문에 텅 비어 버리는 양상이었다. 이른바 연말분위기.

그런데 올 12월은 예전과 좀 다르다. 달러-원이 꽤 큰 폭으로 움직인다. 물론 유럽 재정위기라는 큰 사건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요즘 달러-원은 하루 평균 변동폭이 5원 이상이다. 12월8일부터 닷새 동안 무려 30원이나 올랐으니 말이다. 졸지에 달러-원은 지난 금요일 기준으로 1,158원 선으로 치솟아 당당 1,150원대에 안착하였다.

차트, 구체적으로 말하여 일목균형표로 본다면 이런 현상은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나는 지난주에 달러-원은 구름 위에 있지만, 아래쪽의 구름의 두께가 매우 얇아서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하지만, 달러-원은 그 얇디얇아 허약해 빠진 구름조차 무너뜨리지 못하였다.

원래 약한 상대는 쉽게 이길 수 있다. 또한, 이겨보았자 별로 기쁘지도 않다. 그러나 약체라고 여겨졌던 상대에 뜻밖에 패배할 경우, 충격은 엄청나다. 레바논에 졌다고 졸지에 경질된 축구 대표팀 조광래 감독 꼴을 보라! 일목균형표도 같다. 두께가 얇아 쉽사리 무너질 것 같았던 구름이 버텼으니 충격은 크다. 하락하지 못하였으니 상승하였던 것이고, 그게 되레 환율 급등으로 나타난 것이다.

달러 인덱스의 차트에서는 달러가 연방 상승세이고, 유로-달러는 한때 1.3000마저 무너뜨리는 등 연일 약세인지라 달러-원 역시 상승리듬을 탈 공산이 높아졌다. 1,147~1,152원의 상승갭도 일단은 지지선으로 작용하리라 기대된다. 물론 코스피지수의 경우처럼 상승갭이 언제나 반드시 지지선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은 지지를 기대해볼 수는 있다.

이번 주를 전망한다면 일단 달러-원은 상승을 예상한다. 그러나 전고점 1,164원(11월25일)이 당장에 저항선으로 버티고 설 공산이 높다. 이 수준만 넘어선다면 위로는 별로 거칠 것이 없겠는데. 한국은행이 달러-원의 급등을 좌시할지는 의문. 월말을 앞둔 수출업체의 네고 역시 무한정 상승을 제한하리라 여겨진다. 그럼에도, 당장은 ‘롱’ 전략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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