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수에 힘입어 코스피가 2,000선을 재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한편으로는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한계에 달했다거나, 빠르게 유입된 만큼 나갈 때도 순식간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국내외에서 3대 커스터디(수탁) 은행으로 꼽히는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임원들을 만나 외국인 주식 매수 이유와 전망을 들어봤다.

커스터디 은행은 투자자들에게서 유가증권과 현금을 맡아 보관하고 이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로벌 커스터디 은행으로서 본국에서 정보를 입수하고,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큰손'으로 활동하는 이들의 판단력은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관계자 발언은 은행 내부 규제로 익명 처리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세계 3대 커스터디(수탁) 은행 중 하나로 꼽히는 A은행의 임원은 "외국인들은 유럽 위기가 해결된다는 것에 베팅하고 국내 주식을 선취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일각에서는 지금 유럽도 불안하고 우리나라 경제도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식을 사기 어려운 시기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리스크가 모두 해결되고 안정됐을 때 주식을 사려고 하면 코스피는 이미 2,500선에 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 문제는 마치 위장병과 같아 하루아침에 낫지 않겠지만, 서서히 회복할 것"이라며 "외국인은 앞으로도 유럽 위기가 해결된다는 시각을 유지하며 국내 주식 매수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A 은행 임원과의 일문일답.

--지난달 외국인 주식 매수 규모가 6조2천억원에 달했다. 주식 매수 이유는.

▲외국인들이 유럽 위기 때문에 현금 확보 차원에서 주식을 매도했던 것을 다시 매수하는 것이다. 상황을 다시 좋게 보는 것 같다. 당장 유럽 위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종의 선취매다. 앞으로 잘 될 것을 예상하고 미리 매수가 들어오는 것이다.

--유럽문제 완화 지속될 것으로 보나.

▲유럽문제는 지금과 같이 두루뭉술하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간혹 포르투갈 상황이 좋지 않다, 그리스가 좋지 않다는 등 나쁜 뉴스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상황이 악화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문제를 해결해줄 가능성이 크다. 유럽이 중국에 손을 내밀면 중국은 여러 가지를 유럽으로부터 얻은 다음에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를 통해 유럽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기 펀더멘털 평가는.

▲우리나라 자체 경기는 좋다. 다만, 우리나라는 수출 주도형 경제이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좋지 않아 덩달아 춤추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 경기가 좋지 않으면 구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중공업들 수주가 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일시적으로 대외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버틸 수 있는 저력은 생긴 것으로 본다. 당분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

--외국인 매수 성격은. 장기투자로 보나.

▲최소한 중기적인 것으로 본다. 최소 일 년은 갈 것이다. 우리나라 투자했던 외국인 투자 패턴을 보면 빨리 움직이지는 않는다. 매수매도를 반복하면서도 꾸준히 매수 우위를 유지한다. 앞으로도 특별한 글로벌 위기가 오지 않는 한 추세적인 순매도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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