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탈리아 정치권이 연립정부 구성에 애를 먹으면서 다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이 곧 퇴임한다는 사실은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가 이끄는 중도좌파 민주당은 제3당인 오성운동에 러브콜을 보냈지만 오성운동은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겠다고 확인했다. 연대가 성사된다고 해도 정책과 이념이 다른 두 정당의 연정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결국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남겨 놓고 있다.

나폴리타노는 이 위기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유일한 인물로 평가된다. 나폴리타노는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를 거부한 채 베르사니에게 연립정부 구성에 힘쓸 것을 주문한 상태다. 그의 7년 임기는 오는 5월 중순에 끝난다. 나폴리타노는 임기를 연장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으나 고령을 이유로 연장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제 의회는 4월 중순께 다시 모여 후임 대통령을 정해야 한다.

뚜렷한 집권당 없는 난국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것이 무모하다는 진단도 있다.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제1당은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대통령으로 지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은 줄리아노 아마토 전 총리, 안나 마리아 칸첼리에리 내무장관 등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고민하고 있다. 다만 나폴리타노 정도의 권위를 가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누가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에 관해 3당의 의견이 서로 갈리고 있다.

베르사니는 나폴리타노로부터 주문을 받은 지 6일 만인 28일 연정 수립에 관한 보고에 나선다. 베르사니가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나폴리타노는 다시 한번 기술관료 정부를 꾸릴 수 있다. 이번 기술관료 정부가 마리오 몬티 총리 때와 다른 점은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을 수 없어 정부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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