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한재영 기자 = 최근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6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매수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단기성향이 강한 영국계 자금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감독 당국은 최근 외국인 매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유럽계 자금 특히 투자은행(IB) 자금의 비중이 높은 영국계 자금 유출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유럽 자금의 급격한 유출은 없다고 보고 있지만, 추가 유입 여력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방향성 없는 영국계 자금 당국 '주의' = 금융당국 관계자는 3일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때 이를 단기적 성향이 강한지 아닌지로 정확하게 나눌 수는 없지만, 영국계 자금이 급격하게 들어왔다는 점이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오는 유럽 자금 중 영국계 자금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자금은 단기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불안요인이 될 수는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6조2천136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중 유럽계 자금이 2조원 넘게 들어왔다.

유럽계 자금 중에서 스페인 자금은 빠져나갔지만, 영국계 자금은 2조650억원 규모로 들어오면서 최근 들어 영국계 자금 유입이 대규모로 들어오고 있다.

영국계는 유럽 자금 중 국내 증시의 가장 큰 손이라 할 수 있다. 국내증시에 들어오는 유럽계 자금의 60% 이상은 영국계 자금이 차지해왔다.

영국은 글로벌 IB의 주요 거점 지역으로 금융위기 시 국내 증시서 가장 큰 매도 규모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 영국계 자금은 국내증시서 1조6천30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월별 순매수도의 움직임을 쉽게 예측하기가 힘들다.

최근 몇 개월 월간 움직임만 봤을 때 영국계 자금은 대량 매도 아니면 대량 매수 극단적인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영국계는 지난해 6조2천915억원 규모로 국내 증시서 빠져나갔다.

▲증권가 "외국인 자금 급격한 유출 제한적" =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쪽이 우세하다. 대내외 여건을 봤을 때 급격한 유출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수 차익 잔고가 급격하게 늘어 한꺼번에 청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단기간에 증가한 차익매수 잔고가 4조원이 넘는 등 과도하게 매수 차익 잔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금의 글로벌한 움직임을 볼 필요가 있는데 과도하게 안전자산 쪽으로 몰려 있던 자금들이 되돌아오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오 팀장은 "유독 국내에만 많은 자금이 들어온 것은 아니다"면서 "국내 상품 중 글로벌에 연계된 펀드 섹터에 자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정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펀드자금으로 들어오는 유럽계 자금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 자금은 단기간에 빠져나가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펀드 유입 자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지표가 좋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아무리 영국계 자금이라고 하더라도 단기간 빠져나갈 이유는 특별히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 투자자의 매도나 시장의 반전 분위기 나타날 경우 단기에 집중적인 매물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외국인 차익매수는 CS증권 한곳을 통해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매우 부담스럽다"고 평가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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