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주식 자금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금융자산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C커스터디은행 서울지점 임원은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 자금을 통해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가 바닥나면 달러를 들여와서 주식을 매수할지는 의문이다"며 "현재는 펀더멘털과 관계없는 유동성 장세로 작은 충격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C은행 임원과의 일문일답.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하는 이유는.

--이머징 국가 밖에는 투자할 곳이 없다.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미국에 투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머징 국가 중에서도 경제 펀더멘털이 견조해 투자하기 좋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지만 외국인들도 경험상 크게 확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최근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의 특징은.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월간 기준 사상 최대로 많이 사들였는데도 외환시장에 달러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순매수에도 달러-원 환율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외국인은 통상 달러를 들여와서 외환시장에서 이를 원화로 바꾼 후 주식을 사들인다. 그러나 최근에는 원래 보유한 원화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최근의 외국인 주식 매수는 신규투자로 보기 어렵다.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지.

--현재 보유한 원화가 바닥나면 새로 달러를 들여와서 주식을 사들일지 의문이다. 유로존이나 미국 경제가 아직 불안한데 유럽중앙은행(ECB)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공급으로 주가가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지난 이틀간 외환시장에는 달러를 오히려 사들였다. 일부 외국인은 이미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자금 유출이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인가.

--유동성 장세는 한계가 있다. 유로존이나 미국에서 작은 악재만 터져도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특히 외국인이 지난달처럼 이달에도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하면 악재 발생시 충격이 더 클 것이다.

따라서 현재 코스피 상승세에 흥분해서는 안 된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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