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키프로스가 자본 규제를 받으면서 은행 문을 다시 열었다. 은행 앞에 줄이 길었지만 키프로스는 혼란을 피한 듯 보인다. 그러나 자본 규제가 길어지면 문제가 달라진다.

유로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에서라면 어디서든 똑같은 가치로 사용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자본 규제는 키프로스인들이 다른 회원국 사람들과 같은 기준으로 유로존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없음을 뜻한다. 규제는 사실상 키프로스에서 버는 유로화 가치를 다른 회원국에서 버는 유로화 가치보다 낮게 하는 것이다.

유로존 차원에서 가해지는 자본 규제는 7일간 계속될 뿐이지만 키프로스 정부가 이어받아 규제를 계속할 것이 확실시된다. 게다가 정부 차원의 규제는 풀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슬란드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고 나서 시행한 자본 규제를 아직 적용하고 있다.

규제는 은행이 폐쇄되거나 은행의 자본 확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을 때 해제된다. 은행의 자본 확충이 끝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키프로스 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예금자가 키프로스 은행 체계가 건전해졌다고 자신하고 ECB가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면 예금자들은 다시 키프로스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본 규제가 한동안 계속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키프로스 정부도 해외에서 사용되는 신용카드 사용 한도를 월 5천유로로 제한할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규제가 길어지면 해외로 반출되지 못하고 키프로스에 묶인 유로화의 규모에 결부시킨 유사 키프로스 통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키프로스에 묶인 유로화는 자본 규제가 얼마나 지속될지와 키프로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때 남은 예금이 키프로스 파운드로 환전될 가능성 등을 반영해 시장에서 할인된 가격에 거래될 공산이 크다. 이같은 가능성은 등락을 계속하며 '키프로스 유로화'에 대한 새로운 환율을 정하게 할지도 모른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hj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