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한화의 김승연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9년을 구형받으면서 재벌 총수에 대한 사법부의 결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구속상태인 SK그룹은 김 회장의 재판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9년 구형했다.

검찰은 1시간30분간의 논고에서 "피해액 규모, 회복 여부, 범행 수법 등에 비춰 최태원 SK 회장이나 이호진 태광 회장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며 "기업 범죄로부터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엄정한 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김 회장은 호흡기 호스를 꽂고 담요를 목까지 덮은 채 간이침대에 누워 법정에 나왔지만, 검찰은 1심 당시와 같은 징역 9년에 벌금 1천500억원을 구형했다.

김 회장은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계열사 등에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김 회장처럼 그룹의 총수가 구속 상태인 SK그룹은 한화 김 회장의 선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두 사건이지만 사회 분위기가 '경제 민주화'가 대세로 굳어지면서 재벌 총수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SK 관계자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최태원 회장 공판의 성격은 전혀 다른 재판"이라며 두 재판의 연결 고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다만, "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한쪽으로 흐르는 것이 재판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항소심 재판은 오는 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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