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STX조선해양이 자율협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XT 전 계열사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증권가를 중심으로 이번 협약을 계기로 이미 공개매각에 실패했던 STX팬오션의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3일 "STX조선해양의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이 STX팬오션의 주주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의 구조조정을 지휘하며 팬오션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산은 사모주식펀드(PEF)의 팬오션 인수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민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매각은 항상 가격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룹 자체에 돈이 없는 상황에서 STX팬오션의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미 지난달 공개 매각이 실패했지만, 가격이 떨어진다면 재매각은 급물살을 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STX가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매물로 내놨던 STX팬오션의 공개매각이 실패하면서 STX팬오션의 경영권은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한 것처럼 사모주식펀드(PEF)를 조성해 STX팬오션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산은 고위 관계자는 "지분을 인수한다 안 한다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을 때 주채권은행으로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일부 시장에선 팬오션 무상감자, 출자전환을 통한 대주주 '교체' 및 재무구조 개선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으나 그 발생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평했다.

그는 "팬오션 매각 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기존 주주 가치 희석 가능성은 있으나 이는 이미 2013년 주가순자산비율(P/B) 0.35배에 거래되고 있는 현 주가에 반영된 리스크"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9일 STX그룹이 STX팬오션의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결과 한 곳도 의향서를 내지 않아 공개 매각이 실패했다.

당시, STX그룹은 공시를 통해 "입찰 마감 결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없었으며 앞으로 매각 추진 진행방향을 주채권은행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추후 재매각 추진이 확정되는 대로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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