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대기업이 자체 합병 등을 제외하고 타 기업 인수를 외면한 사이 사모투자펀드(PEF) 등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 인수자는 거의 부동산 관련 펀드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3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의 주요 M&A 리스트(화면 8461)에 따르면 완료기준으로 올 1분기 중 가장 큰 거래는 MBK파트너스의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인수였다. 1조1천915억원으로 올 연초에 잔금 납입이 완료됐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런던 로프메이커플레이스 빌딩 매입과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의 LIG넥스원 지분인수도 완료기준 10대 거래에 포함됐다.

증권사와 운용사들의 유전펀드가 설립한 미국 SPC인 Korea Investment Parallel LLC도 패러랠페트롤리엄 지분 인수도 규모가 컸다.

반면, 대기업이 참여한 거래는 적었다. 그나마 LG생활건강의 일본 에버라이프 인수 정도가 경영권 이전 거래로 시선을 끌었다. 롯데와 CJ, 현대백화점은 합병과 분할, 계열 사업부 인수 정도였다.

그밖에 동아제약 분할과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의 STX OSV 인수도 제법 규모가 큰 거래로 분류됐다.

특히 부동산 10대 거래는 LG전자와 부영주택 빌딩과 부지 매입을 제외하고 나머지 8개 모두 부동산펀드를 인수주체로 내세운 거래다.

발표기준으로도 대기업은 합병이나 분할, 계열사 사업부 및 지분 인수를 앞두고 있을 뿐이다. 포스코컨소시엄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 정도만 눈에 띈다.

나머지는 MBK파트너스의 네파 인수와 부동산 투자사의 매입이 차지했다.

10대 거래에 포함되지 않은 거래에서도 대기업은 합병과 분할 등 자체 구조조정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조단위의 '빅 딜'도 거의 사라졌다.

올 1분기에는 MBK의 웅진코웨이 인수 단 한 건. 지난해 4분기 1조원 이상 거래가 4건이고 전년동기에도 3건이나 됐다. 지난 2010년 1분기에 이후 1조원 이상 거래가 가장 적었다.

국내 IB의 한 관계자는 "자체 구조조정이 많은 것은 경기침체와 경제민주화 압박에 대한 대기업의 반응"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새 정부의 대기업 정책에 어느 정도 적응된 후 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 확보차원에서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들이 M&A를 주로 하는 PEF나 부동산펀드에 자금을 대는 것도 한 가지 요인"이라며 "대기업도 규제를 피해 국내보다는 해외 기업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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