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와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리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한 데 따라 강세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오는 미 경기지표가 혼조 양상을 보이면서 경기 회복 기대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점도 대내외 안전자산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정부의 압박도 지속되고 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전일 청와대 출입기자와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내려주면 더 좋다"면서도 "내가 내리라 마라 할 권한은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시장 전반에 강세 재료가 우세하지만,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을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해 방향성 베팅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정책 방향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정책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정부는 물론 주요국 중앙은행들과의 정책공조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이날 BOJ가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의는 구로다 하루히코 신임 총재의 공식적인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 예상 이상의 강력한 양적완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 엔화 약세가 가속화하면서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재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날 밤에 나오는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기준금리는 동결 전망이 유력하지만, 키프로스와 이탈리아 등 유로존 불확실성에 대비한 완화책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조만간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힌트를 제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설명회를 갖는다.

▲美 주가.채권금리 큰 폭 하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피로감 속에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와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11.66포인트(0.76%) 하락한 14,550.3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지난 3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이 예상치를 하회하는 증가세를 보인 데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ADP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3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은 15만8천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19만2천명 증가를 하회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5일 발표될 비농업부문 고용은 20만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7.7%를 나타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3월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도 신규 수주와 고용 약화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공급관리협회(ISM)는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6.0에서 54.4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 전망치 55.8을 밑도는 것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북핵 리스크가 고조되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여름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도 있다고 언급함에 따라 주가는 장 막판 낙폭을 확대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이날 북한의 최근 도발 위협은 '실질적인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내 경제 전망이 맞는다고 가정한다면 여름에 고용시장 상황이 상당한 개선을 보이는 등 시험대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만약 이렇게 된다면 자산 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 바라던 대로 모든 일이 진행되면 올해 말자산 매입을 종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채권금리도 큰 폭으로 내렸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6bp 낮아진 연 1.810%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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