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일본은행(BOJ)의 과감한 통화 완화 정책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만 주간 고용지표가 부진해 상승세는 제한됐다.

BOJ는 이틀간의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일본 국채 매입규모를 연 50조엔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양적ㆍ질적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2만8천명 늘어난 38만5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고를 보인 것이며 다우존스 조사치 35만6천명을 웃도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다음날 발표될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고용이 20만명 늘고, 실업률은 7.7%를 나타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국채 가격은 고용지표 실망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상승했다.

유로화는 미국의 월간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미 달러화에 대해 상승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각각 연 0.75%와 0.50%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경제 전망에 변화를 주거나 추가적인 조처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지 않았으나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한 만큼 경기조절적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웠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BOJ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공격적인 완화정책을 발표한 것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55.76포인트(0.38%) 상승한 14,606.1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6.29포인트(0.40%) 오른 1,559.98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38포인트(0.20%) 높아진 3,224.98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BOJ가 공격적 양적 완화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고용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와 혼조세로 출발했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옴에 따라 주가 상승폭이 제한됐다.

개별종목 가운데서는 소비자가전업체 베스트바이가 애플의 아이패드3 재고에 대해 30%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힘에 따라 16% 급등했다.

또 이런 소식에 애플이 가까운 시일 내에 차세대 아이패드를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됐다.

업체는 또 매장에 키오스크를 열고자 삼성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구동되는 스마트폰을 사실상 페이스북폰으로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발표해 주가는 3% 넘게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음에도 소폭 상승했다. 은행은 윈도 제품 주기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를 예상만큼 크게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미 성장률 둔화 우려와 BOJ의 공격적 양적완화 등으로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5/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bp 낮아진 연 1.762%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종가인 1.795%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0/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7bp 떨어진 2.987%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bp 내린 0.694%를 나타냈다.

지난 3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실망스런 모습을 나타내 고용 성장 둔화 우려가 증폭됐다. 고용시장은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성장률 둔화 전망과 BOJ의 공격적 양적완화정책으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1.761%(팩트셋 자료)까지 밀렸었다면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인 1.741%에서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BOJ의 공격적 양적완화가 일본 국채수익률 사상 최저치 행진을 지속적으로 견인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일본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위한 해외 채권 매입를 견인하게 될 것이며 향후 수개월 동안 미 국채가격 상승에 힘을 실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일본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선호한다면서 이는 미국 국채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일본 국채수익률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안정은 이날도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수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외환시장=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았으나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달러화에 상승했다.

엔화는 BOJ의 공격적 양적완화정책으로 유로화와 달러화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936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848달러보다 0.0088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4.63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9.55엔보다 5.08엔이나 가파르게 올랐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6.3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3.04엔보다 3.29엔 급등했다.

유로화는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한 드라기 총재의 발언 뒤 리얼머니, 기업 등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 한때 1.2744달러까지 밀렸다. 이는 지난해 11월21일 이후 최저치였다.

그러나 미국의 고용시장이 성장률 둔화 우려를 부각해 유로화가 달러화에 소폭 반등했다.

달러화는 한때 96.02엔까지 급등해 지난 3월21일 이후 처음으로 96엔을 넘어섰다.

이후 유로화 매도세가 과도했다는 분위기가 부각된 데다 유로존 회원국이 예산에 대해 강력한 통제를 나선다면 유로존이 부채를 공유한다는 생각은 적절한 목표가 될 것이라고 브누아 꾀레 ECB 이사의 발언이 나와 유로화가 달러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BMO캐피털마켓츠의 한 애널리스트는 "전세계적 양적완화 레이스에서 드라기 총재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보다 정책적으로 후행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는 유동성 공급이 유로존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딜레마 때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날 ECB는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했다"면서 "이번 금리를 동결한 ECB가 이르면 다음 달에 현재 0.75%인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러나 ECB가 침체된 유로존 경제를 회생시킬 만한 정책적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ECB의 금리인하는 유동성 공급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은행들의 유동성 회복을 정상화하는 데 긍정적 재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밀러태벅앤코 앤드루 윌킨슨 수석 경제전략가는 "숏스퀴즈가 유로화의 급반등을 견인한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3월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나타난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HSBC는 BOJ가 예상 밖으로 공격적 양적완화책을 내놓았다면서 올해 달러화의 대 엔화 목표치를 80엔에서 88엔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은행은 BOJ가 내놓을 수 있는 대부분의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그러나 BOJ의 정책이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된 상황이고 이 정책이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하지 못한다면 달러화가 엔화에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UBS는 지난 3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이 다음날 발표된다면서 고용 결과가 실망스럽다 해도 BOJ의 강력한 양적완화로 달러화의 대 엔화 낙폭이 제한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은행은 BOJ의 공격적 양적완화 뒤 주로 외국계 투자자들이 엔화를 매도했다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엔 숏포지션이라는 시류에 편승한다면 달러화가 100엔까지 쉽게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고용지표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가운데 ECB 총재가 유로존 경기 하강 위험을 경고해 에너지 수요 약화 점증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9달러(1.3%) 낮아진 93.26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지난 이틀 동안 4.1%나 떨어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BOJ의 예상을 넘어선 공격적 양적 완화정책이 유가 상승을 견인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BOJ의 양적 완화가 달러화 강세를 부추긴 데다 유로존 경제 약화에 따른 에너지 수요 감소 전망이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량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도 전날에 이어 유가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