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최근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은 작년 4ㆍ4분기 외형은 커졌으나 이익이 급감한 경영실적을 줄줄이 발표했다.

이익의 급감은 3분기까지 하향 안정되던 원가율이 갑자기 급등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별로 원가율 상승의 속 내용은 전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건설업게의 수익성 저하가 추세로 자리 잡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3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6개사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평균 27.5%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4.4%나 감소했다.

실제 건설사별로 2012년 실적 전망치를 낮추거나 미세 조정하는 증권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대건설, 국내외 현장 모두 악화 = 현대건설은 4분기 매출 3조8천29억원, 영업이익 1천526억원의 경영 실적(K-IFRS 연결기준)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28.4% 늘었지만, 영업익은 43.6%가 줄어든 금액이다.

또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화면번호 8031) 영업익 2천117억원에도 27.9%를 밑도는 실망스런 성적이다.

현대건설측은 4분기 국내와 해외 부문 모두 성적이 나빴다고 평가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해외부문 원가율은 작년 3분기 89.4%에서 4분기 96%로, 국내도 90.5%에서 93.4%로 급등했다.

▲삼성물산, 급증하는 인력 부담 가시화 = 삼성물산은 4분기 매출 6조2천710억원, 영업이익 1천282억원의 경영실적을 보였다. 이는 3분기 영업익 1천893억원보다 32.3%나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은 전분기(5조3천921억원)보다 16.3% 늘었다.

또 연합인포맥스 영업익 컨센서스 1천699억원에서 24.5%나 밑돈 성적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관련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며 "또 작년 900명을 신규채용 하는 등 판매관리비도 대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판관비는 작년 1분기말 2천885억원에서 4분기말 3천897억원으로 3분기 동안 1천억원이나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물산은 성장을 위한 투자차원에서 올해도 77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GS건설, 주택 대손충당 선반영 = GS건설은 작년 4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한 2조5천543억원, 영업익은 97% 감소한 26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상의 매출 2조5천751억원, 영업익 1천179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GS건설은 올해 주택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 대응차원에서 작년 4분기 약 600억원에 가까운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의 해외부문 원가율은 3분기 86.7%에서 4분기 92.3%로 5.6%p나 올랐다.

GS건설은 작년 4분기부터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반영한 덕분에 올해 경영실적은 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림산업, 부러움 샀던 해외원가율 폭등 = 대림산업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은 2조3천58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6% 증가했지만 영업익은 531억원으로 67% 급감했다.

연합인포맥스 시장 컨센서스상의 영업익 1천387억원에도 크게 못미쳤다.

대림산업측은 작년 3분기 계열사 배당금 수입이 일회성으로 발생했던 데다 원가율이 낮았던 해외현장의 완공으로 원가율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의 3분기 해외플랜트 현장의 원가율은 77.3%로 업계 최고라는 찬사까지 받았지만 4분기 89.7%로 치솟으며 보통보다 조금 잘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대림산업은 또 주택사업 관련 충당금 약 673억원도 계상했고, 자회사인 고려개발과 삼호 지분에 대한 자산감액손실 약 400억원도 반영했다.

▲대우건설, 끝인줄 알았던 주택 손실 아직도 = 대우건설의 4분기 매출은 2조1천440억원, 영업익은 292억원으로 지난 3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36%가 늘었지만, 영업익은 72%나 급감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률이 2.5%로 저조한 상태.

전문가들은 4분기 수익성 추락에 대해 국내외 모두 원가율이 상승한 데다 주택관련 대손비용도 많이 투입된 탓으로 분석했다.

국내 주택시장 최강자인 대우건설의 국내 주택 원가율은 3분기 86%에서 4분기 95.5%로 9.5%나 폭등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시장에서 신상품 개발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2만7천733세대를 분양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이익률 과연 회복될까 = 삼성엔지니어링의 작년 4분기 영업익은 1천784억원으로 전분기 2천129억원보다 7% 정도 낮게 나왔다. 같은 분기 매출은 2조8천억원대로 전분기보다 27%나 급증했음에도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진 셈.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상의 1천969억원보다도 더 낮은 실망스런 성적이다. 이는 4분기 해외 원가율이 92.6%로 전분기 85.4%에서 급등한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실적 발표 후 가진 CEO 간담회에서 작년 4분기 이익률 하락이 일시적이라고 분석했다. 2011년은 수주 경쟁이 치열했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수주를 따내느라 잠시 이익률이 하락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측은 세전이익률이 2012~13년 7.0%를 바닥으로 8.0%까지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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