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키프로스 금융권이 구제금융으로 시끄러운 사이 이탈리아 정치권 상황은 또다시 나빠졌다. 정치권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이제 조기총선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전에 새 대통령 선출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고 민주당은 세를 합쳐도 모자랄 판에 내분 조짐까지 일고 있어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오는 18일부터 차기 대통령 선출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 주 대의원 합동회의에서 선출되는데 국회의원 945명을 비롯해 모두 1천7명이 표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족수의 3분의 2의 동의를 목표로 세 번에 걸쳐 표결이 진행되는데 절대 다수당이 없는 상황에서 표심을 한쪽으로 몰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세 번의 표결에서 대통령 후보가 3분의 2를 득표하지 못하면 과반수만 득표해도 선출된다. 이 절차를 다 거쳐 내달 중순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면 조기총선 일정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연정 협상이 무산되자 기술관료를 내세워 새로운 정부 구성을 추진했지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국민당(PdL) 당수가 기술 관료 내각을 거부하면서 민주당과의 대연정이 아니면 오는 6월에 다시 선거를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름뿐인 제1당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내분 조짐이 일고 있다. 마테오 렌지 피렌체 시장이 연일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민주당 총재를 공격하는 것이다. 지난 당대표 경선에서 베르사니와 경쟁했던 렌지 시장은 중도 보수계와 연대하는데 더 적극적이다. 그는 베르사니 대표에게 국민당과의 연대를 받아들이거나 조기총선을 준비하라고 주장한다. 총선 이후 정치적 교착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함구하던 렌지 시장이 입을 열면서 민주당, 나아가 이탈리아 정치 지형이 바뀔지 주목된다. 렌지 시장은 차기 총리 후보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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