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국채가격은 일본은행(BOJ)의 공격적 양적 완화 정책의 여파가 계속된 가운데 일본계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으로 하락했다.

BOJ의 부양책으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자 미 국채를 매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늘어 일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는 BOJ 양적 완화로 미 달러화에 약 4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주가는 기업 실적 발표 기간(어닝시즌)을 앞두고 소폭 올랐다.

시장은 앞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정책 전망에 대한 단서를 얻고자 오는 17일 발표될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 저녁에는 벤 버냉키 Fed 의장이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콘퍼런스에서 연설할 예정인 것을 포함해 이번 주 다수의 Fed 관계자들의 발언이 나올 예정이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유럽을 방문해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할 예정이며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만날 계획이다.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업들의 1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8.23포인트(0.33%) 상승한 14,613.4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9.79포인트(0.63%) 높아진 1,563.07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39포인트(0.57%) 오른 3,222.2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이번 주부터 시작될 어닝시즌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경계심을 나타냄에 따라 한산한 거래 속에 약세로 출발했다.

주가는 그러나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가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비공식적 어닝시즌이 시작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오는 12일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의 실적 발표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어닝시즌 전망은 다소 부진한 편으로 S&P 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실적 증가율은 1.6%에 그쳤을 것으로 톰슨로이터가 집계했다. 이는 지난 1월 4.3% 증가 전망에서 크게 낮아진 것으로 지난 4분기에는 6.2% 늘었었다.

이날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전략 포럼 참석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Fed가 현재 양적 완화 정책의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아날토 총재는 Fed가 채권매입 속도를 늦춘 이후에도 경제에 대한 상당한 지원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제너럴일렉트릭(GE)이 유전서비스업체인 루프킨 인더스트리를 33억8천만달러, 주당 88.50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에 GE의 주가가 소폭 상승했다.

존슨앤드존슨은 JP모건이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1% 넘게 하락했다. 그러나 주가 목표치는 77달러에서 83달러로 상향했다.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알코아는 주당순익과 매출이 각각 11센트와 58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각각 8센트와 58억8천만달러를 예상했다.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양적 완화 정책이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한 가운데 일본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 매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9/32포인트 하락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bp 높아진 연 1.745%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5/32포인트 떨어졌고, 수익률은 3bp 상승한 2.914%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과 거의 같은 0.704%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주말에 1.675%까지 하락했고 지난주에 15bp나 떨어졌다. 지난 3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치를 대폭 밑도는 8만8천명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해 1.4분기 미 성장률이 강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2분기에는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강화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BOJ의 초강력 양적완화정책이 엔화 급락세를 부추겼다면서 이는 일본 기관투자들이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매입하려면 이전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한다면서 이에 따라 이날 일본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 대한 이익실현 매물을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일본 투자자들이 이번 주로 예정된 660억달러 어치의 미 국채입찰에서 어느 정도 참여할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강조했다.

BOJ의 공격적 양적완화는 머니 매니저와 펜션펀드, 보험사들의 해외 고수익 자산매입 증가를 견인했다.

일본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고수익 투자금은 대부분 영국과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으로 몰려 이들 국가의 국채금리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벨기에와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 재무부는 다음날(9일) 32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를 발행한다. 10일과 11일에는 각각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와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한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고수익률로 많은 투자자가 국채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2.086%까지 올라 지난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경제 낙관론이 안전자산 매입세를 약화했고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때문이다.

◆외환시장=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무제한에 가까운 양적 완화 정책이 금융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 미국 달러화에 근 4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9.36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97.55엔보다 1.81엔이나 상승했다.

달러화는 한때 99.38엔까지 올라 지난 2009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29.27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6.80엔보다 2.47엔 급등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009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994달러보다 0.0015달러 높아졌다.

리서치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BOJ의 강력한 양적완화를 이유로 달러-엔의 올해 연말 전망치를 당초의 95엔에서 110엔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업체는 2014년 달러-엔 전망치를 120엔으로 예상한다면서 BOJ의 새로운 양적완화 규모는 외환시장의 진정한 `게임체인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닛케이 225 주가지수가 수주 또는 수개월 동안 14,000까지 추가 상승세를 나타낸다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업체는 그러나 올 연말 닛케이지수는 13,000선 아래에서 마감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8% 급등한 13,192에 마쳐 4년 반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밀레니엄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리처드 벤슨 매니징 디렉터는 "올해 초부터 엔 숏포지션을 유지했다"면서 "최근 수 주 동안 엔 숏포지션을 축소했으나 BOJ의 금융정책회의 이전부터 재차 숏포지션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벤슨 디렉터는 "최근 들어 일본의 대형 머니매니저들이 해외자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면서 "달러화가 105-110엔까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AGF의 톰 나카무라 매니저는 "BOJ의 정책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둠에 따라 일본인들이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릴 것"이라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 엔화 숏포지션을 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나카무라 매니저는 "일본의 고령 인구 비중이 매우 높다"면서 " 퇴직한 일본인들이 장기적으로 저축한 돈을 빼서 생활비로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BOJ의 디플레이션 탈피 정책이 장기적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단기급락한 가운데 이란 등의 지정학적 불안정 등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66센트(0.7%) 높아진 93.36달러에 마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에 유가가 4.7%나 하락했다면서 이에 따른 매입세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유가 강세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 나이지리아에서의 군사적 갈등 역시 원유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6자 국제중재그룹(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 P5+1)과 이란이 지난 5∼6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핵협상을 재개했으나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이란발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부각됐다.

이날 뉴욕증시 마감 뒤 알루미늄업체 알코아가 분기 실적 발표한다. 어닝시즌 돌입에 따른 기대로 뉴욕증시가 장 마감을 앞두고 반등하는 등 보합권 혼조세를 기록한 것도 유가 강세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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