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40원대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일 서울환시 종가가 1,140원선에서 형성된 만큼 추가 상승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10일 전후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역내외 달러 매수가 유지될 수 있다.

미국 하원 마이크 로저스(공화ㆍ미시간) 정보위원장이 북한 김정은 노동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소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전일 주장했다. 국지전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북한이 평양 주재 외교단에도 10일 이후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좀처럼 달러 매도에 나서지 못한 채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외교단 통보 시점인 오는 10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추대일인 오는 12일, 태양절인 오는 15일 등에 주목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우라늄농축 방식의 4차 핵실험 단행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북한 리스크로 코스피가 연중 최저수준을 기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코스피 부진은 달러 매수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주식 역송금 수요와 배당 역송금 수요 등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달러화가 지지력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달러화는 불과 3거래일 사이에 1,120원대에서 1,140원대로 레벨을 높인 상태다. 일중 변동폭은 6거래일 가까이 5.00원 이상 커졌다.

이에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당국의 매도 개입을 의식하고 있다. 달러화가 장중 변동폭 10원을 채 넘지 않은 상태이기는 하나 변동성이 심화되면 당국이 매도 개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입 경계심으로 달러화 1,140원대에서 추격 매수가 둔화될 수 있다.

북한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인 만큼 당국이 굳이 미리 달러화 레벨을 끌어내리면서 힘을 빼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달러화 변동폭이 확대된 상태에서 1,140원대에서 막히지 않으면 달러화는 1,150원선까지 치고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북한 도발시에는 레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당국 입장에서도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대한 시그널이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환시 참가자들이 1,140원대 진입 후 당국 눈치보기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과매수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음을 반영한다. 이에 신중한 매수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이 간밤 1,144.3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7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40.10원)보다 2.55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43.70원, 고점은 1,146.5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40원대로 레벨을 높인 후 당국의 매도 개입을 의식하면서 상승폭 확대에 조심스러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오르면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은 느긋해진 상황이다. 저점 결제수요가 유입되면서 달러화가 1,140원대 초중반에서 레벨을 유지할 수 있다. 1,140원대에서 외환당국의 매도 개입 가능성이 의식되면서 달러화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추정된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