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서울 빌딩의 공실률이 14%에 달하고, 실질임대료가 명목보다 최대 32%나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금리시대 대체 투자자산으로 여겨지던 오피스 빌딩 불패신화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빌딩 전문업체 프라퍼트리가 9일 서울지역 연면적 3만3000㎡(1만평) 이상 빌딩 327동을 조사한 결과, 신규 오피스 공급 증가로 공실률이 무려 14.1%에 달했다.

도심과 여의도는 각각 18.5%, 15.2%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강남지역은 8.7%를 기록,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작년 오피스 공실률 8.9%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신규 오피스 공급 증가는 실질 임대료도 떨어뜨렸다.

프라퍼트리는 서울지역 연면적 3만3천㎡이상 빌딩은 3.3㎡당 평균 월임대료가 8만~11만원에서 수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당수 빌딩이 임차인에게 임대료를 안받는 '렌트 프리'를 주기 때문에 명목보다 10~32% 낮다고 밝혔다.

특히 근래 대형 빌딩이 집중적으로 공급된 도심과 여의도의 경우 1년에 2~4개월 정도의 렌트 프리를 제공해, 이들 지역의 실질임대료는 명목대비 16~32% 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라퍼트리 고신 대표는 "도심과 여의도를 중심으로 신규 빌딩 입주물량이 계속 쌓여서 연말까지 공실률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빌딩 시장이 임차인 우위로 완전히 재편되면서 특히 임대 선호도가 떨어지는 빌딩은 타격이 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프라퍼트리는 최근 빌딩시장의 침체 국면은 오피스 물량 폭탄에 따른 초과 공급에다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 정체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빚어진 것으로 장기적 양상을 띨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신 대표는 "이제 빌딩을 건축하고 소유하는 것만으로는 경제적 가치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입주사에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에 따라 살아남거나 아니면 도태되는 적자생존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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