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대기업 오너들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내부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방법 등으로 사익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감사원의 '주식변동 및 자본거래 과세 실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롯데그룹 등 대기업들은 오너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재산을 증식하고 부를 이전해줬다.

일감몰아주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차그룹이 꼽혔다.

현대차그룹은 2001년 2월 비상장법인 현대글로비스를 설립한 뒤 그룹의 물류업무 통합이라는 명목으로 일감을 몰아줬다.

이러한 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 2001년 말 현대글로비스의 자산은 472억원에서 10년 만에 3조1천896억원으로 급증했고 매출액도 1천984억원에서 7조5천477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 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20억원을 최초로 출자했지만, 주식가치는 2조원 이상으로 상승했고 정몽구 회장도 20억원을 투자해 3조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비상장법인에 IT 일감을 몰아주고 그룹 인건비와 유지보수비를 높게 책정해 편법으로 이득을 챙겼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동생이 2005년에 설립한 회사에 스크린 광고영업 대행 독점권을 저가에 넘겨줬다.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쇼핑이 직영 영화관 50곳 중 47곳의 팝콘과 음료 판매 매장을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에 독점적으로 운영하도록 계약했다. 유원실업은 신격호 회장의 딸 신유미씨와 서미경씨가 지분 100%를 가진 곳이고 시네마통상은 신 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대주주로 있다.

롯데쇼핑은 직영 시 매출액 대비 약 60%의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영화관 내 매장 운영 사업을 매출액의 약 30%만 임대수수료로 받아 오너일가가 이득을 취하도록 도왔다.

이들 3개 법인의 총 매출액은 2005년 121억원에서 2011년 446억원으로 네 배가량 커졌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오너일가는 292억원의 현금배당을 받고 주가 상승으로 782억여원의 이익을 얻었다.

일감몰아주기 지적을 받자 롯데쇼핑은 지난 2월 매점운영권을 가진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와의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조선호텔이 지난 2005년 1월 떼어낸 사업부문을 이명희 회장의 딸이 출자한 회사에 저가로 매장을 제공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2005년 2월 계열사 건설사업부분을 분리해 자녀 명의 회사에 사원아파트 신축공사 물량을 몰아줬다.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를 통해 부를 물려준 사례도 발견됐다.

신준호 프루밀 회장은 2005년 소유하고 있던 대선주조 증설예정 부지가 산업단지로 지정될 것이란 내부정보를 알고 손자 등 4명에게 127억원을 빌려줘 주식 31만8천691주를 사게 했다. 산업단지 지정 등으로 대선주조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자 신 회장은 2년 후 일가가 보유한 주식 전량을 3천600억원에 팔아 1천25억원의 양도차익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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