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미래에셋이 산다는 소문이 돌면 주가가 급등하던 때가 있었다. 자문사 전성기 시절 브레인투자자문이 찍은 종목 역시 시세를 분출했다.

추종매매 세력을 몰고다니는 이른 바 종목 주도권. 최근 부진한 증시 속에서 종목 주도권은 의외로 운용사도 자문사도 아닌 한 증권사 지점장에게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여의도에서 `된다'하는 종목은 모두 하나대투증권 청담센터장에서 나온다. 청담센터장이 어떤 종목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종목을 사는지 알아보려는 메신저가 넘쳐난다"고 전했다.

12일 주인공인 전병국 하나대투증권 청담센터장(상무)은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외려 "그런 얘기가 있어요?"라고 놀라워했다.

전 상무는 "올해 종목 적중률이 좋았던 것 같다"며 "운칠기삼에서 기삼이 잘 통한 거 같다"고 말했다.

그가 발굴한 E 종목은 올해 들어 배로 올랐다. 이런 종목 발굴 덕에 올해에만 40~50% 정도 수익이 난 고객 계좌도 있다. 주식 비중이 높은 계좌의 경우 평균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부진한 코스피와는 정 반대의 성과다.

전 상무는 "직접 가서 보고, 검증해볼 수 있는 중소형주를 좋아한다"며 "15년간 모아온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종목을 고르고, 그 종목이 맞다 싶으면 오래 보유하도록 권유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22년 증권맨으로 살아온 그가 가진 데이터베이스에는 탐방 내용은 물론, 리포트, 장중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와의 대화까지 들어있다. 종목을 검색하면 15년 역사가 다 나온다.

전 상무가 이끄는 청담센터는 현재 고객 자산이 2조8천억원으로 하나대투증권 전체 지점 가운데 가장 많다. 명동지점을 통째로 옮겨온 2008년 3천억원에 불과했던 자산이 계속 늘었다. 올해 증권사 지점 통폐하 속에서도 자금 증가세는 진행 형이다.

16개 증권사 출신이 모인 직원들은 모두 전 상무가 스카우트했다. 다양한 경험과 성격, 각사의 장점이 더해진 아이디어가 청담센터의 강점이다.

마지막 동방페레그린 세대인 전 상무는 30대 초반인 2000년 하나대투증권 명동지점장으로 옮겨온 뒤 한 곳에서 지점장만 14년을 했다. 이 역시 업계 최고 기록이다.

최근에는 브레인자산운용의 헤지펀드 2호인 태백에 고객 돈 상당부분을 투자했다.

전 상무는 "헤지펀드는 매니저의 역량이 매우 중요한데 브레인 박건영 대표와는 출발부터 협업이 잘 이뤄졌다"며 "브레인 헤지펀드 1호인 백두에서도 고객에게 높은 수익률을 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닛케이는 급락했지만 헤지펀드 수익률은 좋았다"며 "저성장 국면에서는 되는 업종과 안되는 업종이 확실히 갈리는 만큼 롱-숏 포지션을 잡기 편하고 헤지펀드 투자 성과가 좋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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