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보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일본은행(BOJ)이 공격적인 통화완화 조치를 발표했음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단기 유동성 자금인 '핫머니'가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12일(현지시간)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수차례 양적완화(QE)를 시행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핫머니가 유입됐으나 BOJ의 완화책은 이 같은 현상을 촉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BOJ의 14조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Fed의 것보다 규모가 크지만,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BOJ의 완화정책으로 일본계 은행, 보험회사, 연기금에 유동성이 넘쳐나겠지만, 이들의 투자성향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위험자산이 아닌 안전자산에 투자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BOJ가 매달 국채 발행액의 70% 이상을 매입하는 가운데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일본계 은행들과 보험회사, 연기금들이 지난 3분기 동안 일본국채(JGB)를 사들였다. 리오리엔트파이낸셜마켓의 우위 파르파트 수석 투자 스트래티지스트는 이처럼 일본 은행들과 기업들이 (안전자산으로 간주된) JGB를 매거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BOJ의 완화책으로 JGB금리가 계속 낮아진다면 이들이 JGB와 비슷한 안전을 제공하는 자산에 투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르파트 스트래티지스트는 "일본 은행들과 보험회사들, 연기금들은 JGB 대신 미국 국채나 호주 국채, 독일이나 프랑스 등 투자등급이 높은 유럽국가들의 국채를 사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10년물 JGB 금리는 현재 0.6% 수준을 기록하는 가운데 미국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1.79%, 1.84%로 일본의 것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자금이 한국과 싱가포르와 같은 신흥국으로도 유입되겠지만 이 나라의 주식시장으로 흘러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모하메드 아파브하이 헤드는 "지난주에 아시아 국채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 갔으나 신흥시장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유동성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08년 11월 25일에 Fed가 첫 번째 QE 를 발표했을 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시장 지수는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파르파트 스트래티지스트는 BOJ의 통화완화에도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일본계 기관투자자들이 신흥국 증시가 아닌 일본증시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BOJ가 지난 4일에 초대형 통화완화를 발표하고 나서 지금까지 도쿄증시는 10% 이상 상승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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