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금리가 비교적 높고 신용위험이 적은 '알짜' 리테일용 회사채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조금이라도 물량을 받아가려는 증권사 사이의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일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입찰 금액을 수십억원으로 쪼개 금리대별로 응찰하는 증권사로 추정되는 기관투자자들도 있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들이 보통 100억원대 단위로 응찰하는 것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방식은 아니다.

15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금리대별로 수십억원씩 쪼개 응찰이 이뤄진 소위 '퐁당퐁당'식 수요예측은 AJ렌터카와 한국토지신탁이 대표적이다.

한토신은 지난 8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고정금리인 3.85∼4.05%로 제시한 희망금리밴드에 들어온 유효수요 경쟁률이 9대1에 달했다.

한토신 수요예측에서 A기관은 3.68%와 3.69%에서 20억원씩, 3.70%에 40억원, 3.74%에 20억원, 3.75%에 40억원 등 5개 금리 구간에서 140억원 어치 응찰했다.

B기관도 3.77%에 10억원, 3.79%에 20억원을 비롯해 3.81%와 3.83%에서 50억원씩 주문을 넣었다.

이러한 사례는 AJ렌터카에서도 나타났다.

4.00∼4.20%의 고정금리로 희망금리밴드를 제시한 AJ렌터카는 지난 10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는데 참여 건수가 44건에 달했다. 유효수요에 들어온 경쟁률도 8.05대1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금리대별 쪼개기 응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C기관은 3.73%와 3.79%, 3.82%ㆍ3.83%ㆍ3.84%금리에 10억원씩, 3.76%에 20억원을 응찰했다.

D기관도 3.74%에 20억원을 응찰하고, 3.84%와 3.89%, 3.94%에 20억원씩, 3.99%에 120억원의 주문을 넣었다.

C, D기관 이외에도 여러 기관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했을 정도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한토신과 AJ렌터카의 수요예측에서 쪼개기 응찰에 나선 기관들을 증권사의 리테일 영업부서로 지목하고 있다.

리테일 회사채를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수요예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그러한 방식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토신과 AJ렌터카의 경우는 신용등급에 비해 절대금리가 괜찮고 비교적 우량한 기업으로 통해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웅진사태 이후 우량 리테일 회사채 마저 발행이 뜸해지면서 증권사에서 리테일 회사채를 다루는 부서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면서 "가끔 우량 리테일 물량이 나오면 이를 받아오려는 경쟁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전했다.

경쟁이 가열되자 한토신과 AJ렌터카는 발행금리를 대폭 낮추는 덕을 봤다.

한토신과 AJ렌터카는 금리밴드 하단 보다 각각 11bp와 17bp 낮은 3.74%와 3.83%에 발행금리를 확정했다.

치열한 '리테일 회사채' 경쟁에 결국 이들 기업은 은행 대출금리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혜를 입은 셈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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