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신세계는 15일 롯데인천개발의 인천터미널 인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에도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 간 계약이 무효라는 본안소송을 제기한다.

앞서 인천시가 신세계를 배제하고 롯데 측과 수의계약을 강행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매각 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 소송을 잇달아 제기해왔다.

다만, 지난 11일 롯데인천개발이 터미널 매각대금 잔금 6천134억원을 인천시에 모두 완납해 현재 소유권 이전 등기가 사실상 끝난 상태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 청구를 하기로 했다.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 간 계약이 이행됐지만, 계약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소유권 이전등기의 취소를 요청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절차의 공정성이나 공공성이 재판부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업계는 신세계 인천점 본관(증축한 건물 제외)의 임대차 계약이 완료되는 2017년까지 소송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알짜점포를 눈 뜨고 경쟁사에 뺏기게 된 신세계로서는 소송을 계속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그간 지속적으로 계약 절차상의 부당함을 호소해왔기 때문에 같은 법리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최근 주요 상권에서 백화점 부지 관련 소송이 잇따라 벌어져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인천터미널 외에도 한국무역협회와 현대백화점도 코엑스몰의 운영권을 두고 소송이 벌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현대백화점 측과의 코엑스몰 운영 위탁 계약이 종료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대백화점 측은 일방적인 계약 종료라며 억울하다고 맞서고 있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상권 개발 초기부터 부지 소유자와 임차인 간 앞으로 영업권을 보장한다든지 최소한 매각 시 우선매수자 기회를 부여하는 등 보호제도가 필요하다"며 "유통기업들이 새로운 상권을 개발하고, 시장을 발굴하는 대신 기존의 핵심 상권 뺏기에 몰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천터미널 기업 결합 전원회의에서도 앞으로 예상되는 부동산 영업권 다툼을 막으려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신세계는 신세계 인천점 개발 당시 미래에 예상되는 영업권 분쟁 등을 고려해 당시 인천교통공사에 우선매수자 선정 기회를 보장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제안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인천교통공사 측에서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대상이 될 우려가 있어 서면으로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도 분쟁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 측은 이에 대해 규제개혁위원회가 미래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있어 이 같은 제도를 반대해 제도 수립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yk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