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울외환시장에서 17일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에서 하락 압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거래일 연속 롱스탑 장세가 이어지면서 롱 심리가 크게 훼손됐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의 돌발 변수가 없다면 롱포지션 구축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단기 급락에 따른 반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나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무거운 흐름을 보일 수 있다.

달러 매수세를 지지하는 외국인 주식 역송금도 전일까지 굵직한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마무리되면서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

전일 미국 보스턴테러는 9ㆍ11을 연상시킬만한 사건임에도 서울환시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상태다. 이는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고 달러-엔 환율 상승세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롱스탑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보스턴테러 사건이 북한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이다. 미국이 대테러 정책에 무게를 둘 경우 그동안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던 '불량국가' 북한과의 관계도 악화될 여지가 있다. 다만,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영향이 급선회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만큼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급격히 레벨을 높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 15일 태양절 이후 원유관련 전시회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무역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점도 달러화 하락을 촉진할 수 있다.

슈퍼 추경 편성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일 기획재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17조3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추경 편성으로 기재부는 추경을 통해 올해 0.3%p 성장률 부양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역시 달러화 하락 쪽에 무게를 실을 만한 변수다.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57.58포인트(1.08%) 상승한 14,756.78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9% 넘게 폭락하면서 시장을 뒤흔들었던 금값은 3% 이상 반등하면서 폭락세가 멈춘 상태다.

다만, 달러화가 2거래일간 빠르게 하락하면서 1,110원대로 주거래 레벨을 낮춘 만큼 저점 결제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 이는 수급상 하락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초반 지급된 외국인 배당금이 분할 환전될 경우 저점 매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15.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5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15.20원)보다 1.70원 하락한 셈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14.00원, 고점은 1,116.5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110원대 초중반에서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롱스탑 장세에 이어 슈퍼 추경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 수출 네고물량 등에 달러화가 무거운 흐름을 보일 수 있다. 다만, 단기 급락에 따른 부담과 저점 역송금 수요 등이 하단을 받칠 수 있다. 미국의 보스턴테러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에 따라 달러화의 방향이 엇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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