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모멘텀 없는 증시 상황에도 높은 펀드 수익률로 선전하는 주인공은 여의도 '용대리'들이다. 이른바 '용기있는 대리'다.

최근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는 용기있는 대리를 줄여 지칭하는 '용대리'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용대리들이 '용기있는' 이유는 같은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선임 매니저들에 비해 공격적으로 중소형주 비중을 가져가는 데 있다.

"요즘 장에 잘나가는 건 용대리들 뿐"이라는 탄식 섞인 우스갯소리가 유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유례없는 코스닥 시장 상승세가 시작되는 등 중소형주 강세장이 지속되자 투자자문사와 자산운용사의 용대리들이 운용하는 펀드들은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기관자금 유치로 유명한 A자문사의 한 용대리가 운용하는 500억원 규모 펀드의 중소형주 비중은 50%를 육박한다. 비슷한 규모를 운용하는 선임 매니저들의 중소형주 비중은 커봐야 30%를 넘지 않는다.

A 자문사 대표는 "개인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30대 초중반의 젊은 매니저들이 중소형주를 담는 비중이 큰 게 사실"이라며 "이들을 용대리라고 지칭하는 이유도 기대 이상의 포트폴리오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들이 고른 종목 중에서는 이른바 '대박'을 치는 경우가 많다"며 "담고있는 중소형주 모두가 수익률이 좋기보단 특정 종목이 60~100% 등 월등히 뛰어난 수익률을 내며 해당 펀드 수익률이 급등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주식형펀드를 운용본부장 이하로 배분하다보면 중소형주 중심의 펀드들을 젊은 매니저들에게 맡기는 게 일반적이다. 섹터 구분없는 주식형 펀드의 경우에도 젊은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펀드는 중소형주 비중이 비교적 높다.

'용대리'들에게 중소형주 펀드를 맡기는 이유는 하나다. 정보력이 뛰어나서다.

특히 중소형주들이 많이 포함되어있는 전기전자(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의 영역에서는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B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젊은 매니저들의 장점은 트렌드를 파악해 남들이 모르는 주식을 발굴하는 정보력이 뛰어나다는 데 있다"며 "그러다 보니 중소형주 펀드의 포트폴리오 차별화를 위해 젊은 매니저들 중심으로 중소형주 펀드를 맡기게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C 자문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상승 여력이 뚜렷한 중소형주를 발굴하기 위해 기업 탐방은 물론 메신저를 통해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한 게 수익률의 비결"이라며 "다만 기본적인 중소형주 리스크가 있는 만큼 팀원들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게 기본 중 기본"이라고 귀띔했다.(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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