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서울채권시장의 큰 손인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1천억원대로 순투자 규모를 줄이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 12월에는 340억원으로 축소됐고, 지난 1월에는 70억원 수준으로 순투자 규모를 급감했다. 중국은 지난 2010년에는 한때 월간 5천억원 이상의 순투자 규모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투자 기조를 보여왔지만, 현재는 신규 투자가 사실상 멈춰선 셈이다.

6일 중국계 자금 동향에 정통한 국내외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원화채 투자 축소는 중국 인민은행의 4.4분기 외환보유액 감소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재정위기 속에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하는 등 실물 경제에 대한 여파가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이 감소로 이어졌고,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원화채 투자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중국의 원화채 투자가 지난 11월부터 눈에 띄게 줄고 있는 데는 4분기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 감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유로존 투자 자금에 대한 평가손 발생과 이에 따른 핫머니 유출 가능성도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은 4분기 3조1천800억달러로 전분기보다 200억달러 감소했다. 중국의 분기별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1998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원화채 투자 축소가 외환보유액 감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만큼 이들의 매수세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올해 안에 본격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장기적인 추세에서는 증가하겠지만, 대외 불안 속에 적어도 올해 안에는 급격히 늘어나기 어렵다"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중국의 외환보유액 증가세가 연중 내내 지지부진하다면, 원화채 신규 투자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중국의 원화채 투자 동향이 지난 1월 순유출을 기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크게 우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중국 순투자 급감의 근본적 원인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서는 견해를 밝히지 못했다.





<지난 2010년부터 중국의 원화채 월간 순투자 추이.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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