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중국의 원화채 투자가 사실상 중단된 데 따라 기타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움직임도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 감소에 따른 원화채 비중 축소는 중국의 통화 다변화 전략을 벤치마크하는 다른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투자 패턴에도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의 원화채 투자 동향은 지난해 9월부터 순유출로 돌아서거나 순투자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적인 아시아 자금의 보유 비중은 지난해 12월 44.9%에서 지난 1월 44.4%로 감소했다. 이중 특히 싱가포르는 지난해 12월 609억원의 원화채 순유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919억원의 순유출을 보였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9월부터 5개월째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말레에시아도 지난해 9월부터 순투자 규모가 꾸준히 줄고 있다.







외은지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타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중국 인민은행의 투자 패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아시아 국가들의 포트폴리오 구성 벤치마크가 되는 것은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중국 인민은행이라는 주장이다.

한 외은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외환보유액 다변화 차원에서 한국투자를 늘리겠다고 한 이후로 아시아계 중앙은행들의 투자도 확대됐다"며 "한국과 중국의 관계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밀접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앙은행의 원화채 투자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되는 만큼 중국의 투자 축소에 따른 파급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다른 외은 관계자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원화채 매매가 단기간 내 투자 시점을 결정해서 금리차익 등의 수익을 얻는 구조가 아닌 만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미치는 영향력이 당장 가시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다변화 전략에 상호 간의 연관이 깊은 만큼 간접적인 영향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상원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중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은 원화채 순투자가 감소 또는 순유출되었다"며 "이들 국가들이 작년 원화채권 순투자를 주도했던 아시아 국가들이라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에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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